아침 일찍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전시회 기간중에 못 봐준 꽃들이 난리가 났다고, 어서 봐줘야 한다고. 부랴부랴 점심 준비를 해놓고 나갔다. 찔레꽃과 줄장미가 팬스를 넘어 난리부르스다. 은은한 찔레향에 취한다. 마당에서 점심을 먹고, 과제물이 밀려있는 것도 잊어버리고 물을 뿌리며 놀았다.
앞마당엔 압화를 많이 했던 수레국화와 개양귀비 흐드러지고,
작년에 뒷마당에 지천이던 개양귀비 씨앗이 날아가서 보도불럭 사이에 꽃을 피웠다. 낭창낭창 흔들리며 피는꽃이 너니?
아랫마당에 당귀꽃 피었다. 당귀꽃을 보면 '장한 꽃' 이 생각난다. 당귀향에 온몸이 나른해진다.
취나물도 뜯고,
머윗잎도 따고,
진한 햇살에 늘어져 있는 상추, 쑥갓, 케일, 셀러리, 그늘 지고나서 물을 주니 다시 고개를 치켜든다.
저녁 밥상이 풍성해졌다. 부지런한 친구 덕분에 눈도 호사하고 입도 호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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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들은 이야기 하나.
요즘 사람을
지껄이는 이,
말을 하는 사람.
모범을 보이는 이,
듣는 이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사람으로 나눈단다.
선생인 다른 친구가 자신은 '지껄이며 화만 낸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단호하게 그럼 학교를 그만두라고 했다. .........서운했을까.
난 다만 친구가 행복하길 바란다.
스스로 즐겁지 못하고 어찌 그 막중하고, 중차대한 일을 해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