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찌님의 호령이 효과가 있나보다.
벌떡 일어나서 평소와 다른 방향, 오늘은 판교쪽으로 걸었다.
분당과 판교를 잇는 다리를 지나다가 수레국화가 지천인 둔덕을 발견했다.
우와~ 이제까지 보던 것과 달리 키가 훌쩍 크다.
그래서인지, 철이 지나서인지 꽃은 그닥 이쁘지는 않다.
눈여겨 두었다가 씨앗을 받아다가 친구 작업실 마당에 심어야겠다. 으히히.
걷는 중간에 벤치를 보고 하는 말,
'아, 담배 피우는 곳이네.' 내참 우하하하
하천을 넓히는 중이다.
예전에 아이들 물놀이장을 지나 올라가니 요상하게 나무말뚝을 박아놓았다.
무엇을 하려는건지. 새들 앉아 쉬라는 건지.
돌아서 집으로 오는 길, 탄천에서 아이들이 농구을 한다.
우리 태경이가 10년 쯤 지나면 저렇게 크겠지. ㅎㅎ
인라인스케이트 타는 아이들도 이쁘다.
바로 우리집 아래다. 예전엔 마음과 동시에 몸이 나갔건만, 지금은 눈요기만 한다.
봄이 무르익고 있다. 연둣빛이 짙어지고 있다.
아직 초록이 되기 전, 그 여리여리한 이파리들이 조잘거린다.
깊게 눌러썼던 모자를 벗어버리고 하늘을 오래 우러러 보았다. 이제 일어나야지.
오후엔 삼성의료원 장례식장엘 다녀왔다.
지인의 아버지가 84세에 떠나셨다. 영정사진 모습이 예술가풍이다. 아들이 아버지 닮았나 보다.
10년 전 우리 엄마도 84세에 떠나셨다.
시아버님도 84세인데.. 매일 자전거타시고 탄천을 2시간 달리신다.
요즘 비칠비칠하는 나보다 낫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