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첫날 세째오빠랑 엄마한테 갔다.
15분이면 가는 길을 1시간 걸려서 갔다. 그 많던 차들은 다른 놀잇길로 갔는지 그곳은 한가로웠다.
이곳은 오빠와 나의 놀이터이기도 하다.
참사랑을 실천한 사람들의 묘역이다.
의학발전을 위해 몸을 내어놓은.
가져간 것들을 놓고 기도하고 절도 두 번하고.
엄마, 엄마~ 나직이 불러보았다.
오빠는 자주 엄마를 꿈에서 본다고 하는데 난 한 번도 못 봤다. 엄마도 아버지도.
왜 그럴까, 오빠처럼 곰살스럽지 못한 나를 기억하시는 걸까.
묘소 앞에 작은 사진이 놓여있다.
누글까.
저 여자와 아이의 환하게 웃는 모습이 자꾸 따라붙는다.
저들의 할머니나 할아버지의 묘소일까,
아빠의 묘소는 아닐까.
아, 맘에 드는 십자가다. 저 소박한 성모님도.
아무런 장식없는,
이렇게 단순한 고상도 좋다.
저 둥근 성모상도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이쁘다.
소나무 그늘에 앉아 오빠와 엄마 이야길한다.
참 이런 양반은 없다고. 누구도 엄마 근처에 갈 사람은 없다고.
엄마의 건너편 이웃이다.
오래된 묘지들은 자리를 잡고 편안해보인다.
이곳을 바라보면서 지긋이 웃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깜딱 놀랐다.
엄마네 아랫마을이다. 언제 이런것이 생겼는지.. 남골묘다. 아직 주인은 없다.
그려, 좁은 땅덩어리에 이렇게 쟁여놓은 것도 나쁘지 않다.
엄마네 집도 다닥다닥 붙어있지 않은가.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자리가 널널하다.
맘 놓고 죽을 수 있겠다.ㅋㅋ
아니,나는 엄마네 아랫쪽에 내 자리를 예약해 두었다.
[ Amour secret(숨겨놓은 사랑)- Helen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