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네를 갔는데 입구에서 깜짝 놀랐다.
통화하면서 듣기는 했지만, 저렇게 건물이 들어설 줄은 몰랐다.
도로를 낼때는 안 나타나다가 어느날 저런 모양새로 척척 시야를 가리면
참 난감하다.
어쩌겠는가. 제 땅에 제 맘대로 짓는 것을.
에이........
친구네 울타리 안은 봄준비로 웅성인다.
살살 내리는 비로 음침한 날씨지만 그 봄비 뿌리 깊이 스며들며 잎새를 쑥쑥 밀어올리고 있다.
저 생명의 기침소리..
뒷마당의 이팝나무, 햇살 좋은 곳에서는 벌써 이팝꽃이 피었더구만,
이곳은 우리집보다 3,4도가 낮은 기온이라서 꽃피기가 더디다.
작년 가을에 심은 수선화다.
구근을 따로 거두지 않아도 그 자리에서 올라온 꽃이다. 아주 기특하다.
같은 수선화인데 얘는 아직 꽃대를 밀어올리지 못했다.
얘가 꽃 나처럼 늦되는 아인가보다.
언제나 한박자 늦는. 왠지 더 정이 가려고 하네. ㅋㅋ
칸나도 구근인데 밀고 올라왔다.
마삭줄도 담을 타고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사방이 이렇게 트였었는데,
이젠 두 면이 가려질 것 같다.
지금 봐서는 무지막지한 모습으로 새 이웃이 들어오지만, 또 다른 풍경을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