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촛불 밝히고 기다렸는데 10시가 다 되어서야 소식이 왔다.
진통이 길어 무통으로 정상분만했다고 한다.
친정엄마가 곁에 있어야 하는 시간에
그야말로 이역만리에서... 애만 타는 밤을 보냈다.
예정일 2주 당겨서 세상문을 열고 나온 새 생명,
<이안>이란 미국이름을 지었다고.
한국이름은 엄마가 지으라고..
나는 착한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무조건, 무차별 사랑의 포탄을 쏟아부을 수 있을까.
할머니가 된다는 것은
한 생명을 온전히 감싸안을 수 있는 커다란 보자기를 펼치는 일이 아닌가.
<오냐오냐> 흐믓한 미소만 지어야하는...
글쎄.. 태생적 덜렁끼에 속수무책의 환상은 우짜나...
어쨌건 지금은 감사, 또 감사다.
Жанна Бичевская - Как по Божией гор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