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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의 물레 / 김종철

간디의 물레 -김종철 무슨 까닭인지 그동안 수입이 금지되었다가 최근 국내에서도 볼 수 있게 된 영화 중에 가 있다. 이 영화 자체는 보는 각도에 따라 미흡한 작품인 것도 사실이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간디의 반식민주의투쟁의 비교적 충실한 연대기가 작성되어 있음을 보지만, 간디라는 한 위대한 영혼과 그 영혼의 모태인 인도 민중의 근원적인 심성과의 살아있는 관계를 깊이있게 들여다보는 시선을 느끼지는 못한다. 이것은 헐리우드영화의 피할 수 없는 한계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사회교육적 가치는 무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파괴와 억압의 시대라고 할 수밖에 없는 오늘이 상황에서 비폭력의 이념을 고수했던 한 고귀한 인간에 마주친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뜻깊은 경험이다. 더구나 이 영..

놀자, 책이랑 2010.01.01

저녁노을 / 슈테판 헤름린

저녁노을 - 슈테판 헤름린 1 진정 즐겁게 산보하고자 하는 이들은 태양을 마주보고 간다고 오린 노래했다. 우리가 인(Inn)강 다리를 건널 때 태양은 동쪽 산등성이에 맞닿아 있었다. 넓고 끝없이 긴 계곡의 가운데께에 있는 다리 위에서 나는 선생이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한 채 한 순간 마냥 정지해 있었다. 빠르게 흐르는, 회색빛이 감도는 초록색 강물 바닥에서 나는 그 속에 살고 있는 송어떼를 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계곡이 끝나는 저 멀리 남쪽의 산을 쳐다 보았고, 그 산을 나는 나의 산이라고 불렀으며, 영원히 그 이름을 잊지 않았다. 라 마르냐. 그리고 그 높이 있던 하늘, 그건 얼마나 아득하였던가. 그때 그 하늘이 어쩌면 그토록 고요할 수가 있었는지, 아직도 구름이 엉켜질 징조는 보이지 않았다. ..

놀자, 책이랑 2009.12.28

일 년에 한 번 가는 그곳,

송년모임에 못 나갔는데, 모두 헤어지고 내가 나올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몇몇 의리맨들 때문에 저녁을 차려드리고 나갔다. 태경이 눈을 속이고. (내가 지 엄마인줄 아는지 나만 나가면 녀석이 운다) 반가운 얼굴들과 주인이 추천하는 안주에 소주, 맥주를 마시고, 2차는 라이브카페에 갔다. 70,80 이라나, 첨 간 곳이다. 손님이 없어 썰렁하고, 시원찮은 가수를 제치고 후배가 '연극이 끝난 후'를 멋지게 불렀다. 양주 한 병을 비우고 연례행사로 가는 나이트클럽엘 갔다. 그야말로 돋대기시장같은 분위기다. 음악은 고막을 위협하고, 그곳에서 대화라는 건 불가능하다. 이미 전주가 있었던 일행은 아마도 나보다 더 취한 상태일 것이다. 올해는 취하지 못하고 넘어가는가 했다. 광란까지는 아니라도 알딸딸 취해서 귀가 얼얼한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