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설렁설렁 설이 지나갔다

칠부능선 2025. 1. 31. 23:12

원래 설은 설렁설렁으로. 그대로 잘 지나갔다.

1/25.

선물 들어온 전복과 냉동실에 있던 것을 모두 처치했다. 전복장으로 변신시켜서 선물로 투척.

1/26.

언니네와 친구네를 다녀오다. 선물을 주고 받고~~

언니는 즉석에서 찹쌀경단을 만들어주고,

만두와 녹두전을 저리 얌전스럽게 장만해서 내 몫이라며 준다.

1/27.

큰댁 서방님과 조카가 왔다. 석영이는 어찌 그리 이쁘게 컸는지, 대학 졸업했다는데 중딩(?) 얼굴이다. 선물과 세배돈을 주고.

태경인 멀미때문에 혼자 지하철을 타고 눈을 맞으며 들어서고... 딸과 사위, 시경은 차로 왔다.

남편은 감기기운으로 기운이 빠져있고, 나랑 사위랑 늦도록 한잔을 했다. 회사에서 신세대 이야기하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자기 주장이 확실하다.

1/ 28

점심에 아들네가 와서 모두 모였다.

새배돈을 아들, 딸에게 받고, 태경 시경에게 주고~~ 서로 선물을 나누고.

딸네 식구가 가고,

내맘대로 숙주해물찜으로 저녁을 먹으며, 며늘과 나만 한잔했다.

저녁 먹고 영화 <대가족>을 봤다. 그야말로 명절 가족영화다.

1/ 29

아침에 고모가 왔다. 고모부가 몸이 안 좋다고 한다. 이런.

떡만두국과, 잡채, 전, 전복장... 아침을 먹고.

모두 좀 놀다가 아들 며늘은 가고.

고모에게 고기와 전... 등을 싸주느라 야탑까지 배웅했다.

한가롭기 시작한 시간에 아들이 주고 간 영화를 봤다.

<룸 넥스트 도어> 틸다 스윈튼과 줄리안 무어의 최근 모습이다.

시그리드 누네즈의 <어떻게 지내요>가 원작이라고 한다.

종군기자였던 그녀가 암에 걸려 1달 남은 시간을 선고 받고 스스로 존엄사를 택하는데

작가인 친구가 옆방에 있어주기를 원하는 내용이다.

굵직한 이야기가 군말없이 이어진다. 불법으로 치명적인 약을 사서 죽음을 완성한다.

샛노란 옷을 입고, 화사하게 화장을 하고 햇살을 받으며...

치열하게 살았고, 쿨하게 죽는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불법이 아니기를...

인간이 평화롭고 우아하게 죽을 권리가 왜 없는가.

1/30

게으름을 잔뜩 피우고, 남편을 위해 전복죽을 쑤고.

영화를 몇 편 봤다.

* 청설 - 따듯하고 어여쁜 이야기다.

* 모아나 2 - 설렁설렁~

* 크레디에이터 2 - 전편에 비하면 단순하다.

* 1승 - 배구이야기, 뻔하지만 재미있다. 송강호와 박정민의 힘뺀 연기가 좋다.

1/ 31

남편과 병원행, 난 3종세트 약을 타고, 독감예방주사를 맞고

남편을 치과에 내려주고,

3시간 걸려 펌을 하다. 머리에 힘이 들어가니 마음도 쫀쫀해진다.

다시 시작이다. 비로소 2025년이.

이번 설은 雪이 많았다.

천사의 눈물이 오종종한 하얀 꽃을 피웠다. 참으로 기특하다.

또 행운의 조짐으로 믿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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