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류근
오랜 슬픔에 겨워 눈이 떠진 아침엔
어쩐지 평화로워진 몸매로 세상에 가서
목매달 수 있을 것 같다
하느님만 발을 디디시는 환한 허공에
처음 만든 다리 하나 이쪽과 저쪽에 걸쳐두고
황홀하게
황홀하게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갈 수 있을 것 같다
'시 - 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두워지고 난 후 / 임후남 (0) | 2022.07.09 |
---|---|
사이, / 임후남 (0) | 2022.07.09 |
배롱나무 / 이면우 (0) | 2022.06.27 |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 백석 (0) | 2022.06.15 |
마을은 맨천 구신이 돼서 / 백석 (0) | 2022.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