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레자식
오봉옥
울 아덜은 하늘이 내린 자석이라우
울 어매 날 두고 단 한번도
당신이 낳은 자식이라 하지 않았네
내가 사고 쳐 속 썩일 때에도
회초리 대신 눈물 글썽거리시며
태몽이야길 꺼내곤 했지
글씨, 마당에 비양기 한 대가 떨어졌시야
학 한 마리가 영판 멋드러지게 내려오드라
그게 니다
긍께 넌 하늘이 내려준 자석 아니냐
그런 울 어매 돌아가셨는데
난 참 좋네
밤인지 낮인지도 모르고 전화하던
치매 걸린 어매 목소리 듣지 않으니 좋고
이젠 가슴 졸이며 잘 일도 없으니
이보다 더 홀가분 할 순 없네
-계간 <시와시학>2020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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