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필사

불침번(不寢番) / 유안진

칠부능선 2020. 12. 25. 16:51

불침번(不寢番)

유안진

 

 

가끔 때로는 자주 어지럽다

지구가 쉬지 않고 돌고 있다는데

왜들 어지럽지 않다는가?

자전(自轉)에서 공전(公轉)까지 하느라고

지친 나머지 튕겨나가거나 굴러 떨어질까 봐

걱정하는 누구라도 있어야지

'성질이 팔자' 라는 속언대로

나 하나가 무슨 위안(慰安) 될까마는

그래도 잠들 수가 없는데

10년 담당의사는 약(藥)만 바꿔주거나

한두 알씩 보태주기만 한다.

 

 

ㅡ《시인시대》2020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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