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미련한 몸

칠부능선 2019. 11. 13. 23:19

 

  즐겁자고 시작한 라인댄스가 시간을 요구한다.

  빡세게 연습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혼자 하는 춤이 아닌 것이다. 줄 선 사람들과 맞춰야하는 것이다.

  스무 명 넘는 회원중에 두 명 왕초보를 지적하는데 내가 들었다.

  끝나고 어느 분이 "용기를 내라" 한다. 고맙기도 하고 웃음이 난다. 이런 한심한 일이.

  나 혼자 운동삼아 슬렁슬렁 하고 싶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웃는 얼굴의 선생에게 '나 신경쓰지 말라'고 했는데,  '신경쓰겠다'고 한다.

  친구는 개인레슨을 권한다.

  금요일만 하던 것을 한달 동안 월요일 마다 두 시간 더 투자를 하기로 했다.  

  문제는 연습을 많이 해야하는 것이다. 머리로 순서를 외워서 몸을 움직여야 한다.

  세상에 쉬운 일이 하나도 없다는 걸 깨닫는다. 처음 운전할 때 제일 부러운 게 운전기사였던 생각이 난다.

  운전은 시간이 해결해주었지만, 굳은 몸에 리듬을 실어야 하는 건 그냥 시간이 해결해줄 것 같지는 않다.

  리스트를 보니 레벨이 높아질수록 발움직임이 느리며 부드럽다. 

  내가 하는 초보 레벨은 발 움직이 빠르다.

  어쨌거나 몸을 자유롭게 부리는 그녀들이 어여쁘다.

  나는 얼른, 내 몸의 무능을 인정하고 남들이 한 시간 연습할 때 세 시간 해야한다고 다짐한다.

  친구는 내가 이 정도로 몸치인지는 몰랐다고 탄식한다. 우짜나, 이 미련한 몸을.

 

  

 

 

  https://www.youtube.com/watch?v=q1Sz5Nl4DPU

 

  https://www.youtube.com/watch?v=r7nOVIVNNTA

 

   https://www.youtube.com/watch?v=3nkUsTX3m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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