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와 간격
오성일
저녁이 오고
별들이 제자리를 찾아 떠오를 때
어떤 별자리의 꼬마별은
가령 제자리의 어린별 하나는
어제 떴던 그 자리에 표해두는 걸 깜빡 잊고
제자리를 못 찾아 허둥댈 때도 있다지
그 때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리를 맞추는 건
오래된 떡갈나무라지
가지 하나를 높이 쳐들어
왼쪽, 좀 더 왼쪽
아니 너무 왼쪽 말고 거기쯤 ...
실눈을 뜨고 간격을 재가며
방향을 맞춰줄 때
게자리 이런별은 게걸음으로
엉덩이를 달싹달싹 놀려가면서
뒤똥대똥 제자리를 찾아간다지
초저녁 유난히 깜빡이며 바둥대는
푸른 별이 바로 그 별이라지
떡갈나무가 팔짱을 낀 채 허리르 젖히고
한참을 올려보다 일제히 빛을 밝혀
하룻밤의 축제를 시작한다지
눈동자에 별빛을 담은 어진 사람들은
밤하는의 별들이 그러하듯이
나무의 손짓에 눈 맞추며
어린별처럼 제자리를 찾아간다지
친구 자리 먼저 가 빼앗지 않고
남의 자리 제자리라 밀치지 않
사이와 간격을 지켜준다지
별처럼 어울려 빛을 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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