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안 그리던 풍경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콕 집어서 말할 순 없지만 이른 노화와 김빠진 욕망, 호르몬 문제 같은 게 뒤섞인 탓일 게다.
작년 겨울부터 틈나면 하나씩 그려 보았다. 처음엔 한 땀 한 땀 수놓듯, 구슬 꿰는 부업을 하듯 인내를 독선생으로 모셔두고 고되게 그렸다.'
- 김태헌 <천개의 강> 도록에서
벚꽃
남인도
김태헌의 자화상
몇달 전, 북콘서트 행사에서 처음 만난 김태헌 화가는 자유분방했다.
어릴때부터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은 모두 '금지된 것'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살기로 했단다.
느슨하게 사는 사람,
자유, 그 자체 처럼 보였던 화가.
그림도 장난처럼, 재미있게 그리던 사람이었다.
오늘, 도록의 그림과 글을 자세히 보니... 글도 꽤 잘 쓴다. 자신의 심정을 가감없이 토로할 줄 안다.
내가 가지고 놀던 작품이 독립된 대상이 되어버리는 낯선, 그 안에 펼쳐지는 자신의 감정을 건너다 본다.
어, 이런 속깊음(?)
'벚꽃'이나 '남인도' 풍경 속에 아톰이 날아다니는데...
나는 아직 인내라는 독선생을 맞이 하지 못했다. 아니, 맞이하고 싶지 않다.
(어쩌면 이건 늘 인내하면서 보내는 시간에 대한 역설인지도 모른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을 재미로 혹은 놀이로 포장한다. 아직은.. 이것이 내 허세다.
.. 나는 계속 뻔뻔스러움으로 포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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