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네가 나를 더 사랑하느냐

칠부능선 2013. 4. 30. 22:44

자주 만나지 않아도 마음 속의 거목으로 든든한 그늘이 되어주는 스승이 있다.

친구가 될 수 있는 스승을 말하라면 난 이 분을 떠올린다.

모태 기독교인으로 세 번째 신앙 시집을 냈다.

오래 전 월욜 시 수업을 할 때면 전날 목사님께 들은 강론이 등장했다.

그러나 우리는, 아니 나는 거부감이 없었다.

정년 일년을 앞두고 명퇴를 한 상태로, 8월에 중국 의과대학에 입학하신단다.

교환 교수로 중국에 몇 년 계신 중국통이다.

 의학관련 서적을 10여 권 읽은 중에 실천사항을 들었는데, 무례(?)하게도 동영상까지 찍었다. ㅋㅋ

 의술은 선교에 쓸 수 있을 지 모른다고 사모님이 권했단다.

사모님은 지금 중국 대학 한국어학과 교수를 하면서. 신학 대학에 다닌단다. 

내년에 목사 안수를 받을 예정이란다.

뜨거운 믿음에 계속 감탄 한다.

 

 

물고기

 

이 영섭

 

영하의 추운 겨울

저 두꺼운 얼음 밑에서

여전히 유연한 몸짓의

물고기들이 모여 있다

 

물고기들은 그 누구도

제 몸에 물이 묻어 있음을

결코 알지 못한다

 

간음한 여자가

군중 속에서 끌려 나왔을 때

예수 그리스도가

땅바닥에 그린 것이

혹시, 물고기 아니었을까

 

나는 너무 오랫동안

물고기의 지느러미로

이 세상을 거리낌 없이

무리지어 흘러왔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로 솟구치는

물고기의 빛나는 몸

도약의 기쁨

                                                     

                                         

 

 

 

 

 

 점심을 먹고 늘 가던 산 속의 전통 찻집에 갔다.

푸르른 봄날, 실내에서 한 컷,

이 오래된 모임도 5인방인데, 한 사람이 빠졌다. 시아버지가 입원하셔서.

                                                                    봄꽃들 흐드러졌는데, 향기 그윽한데.. 여린 잎새 입 뾰족 내밀었는데...

                                                                                      눈이 부신데... 봄날이 가는 느낌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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