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아들이 '재미있다'며 두고 간 책이다.
끝부분에 95세인 사람이 썼다는 인용시를 아빠한테 읽어주기까지 하면서.
이런 간 큰 제목을 단 사람이 누군가 했더니 김정운이다.
약간 고수머리에 교복같은 옷을 입은, 좀 작은 키에 구엽게 생긴 사람이다.
절반은 들었던 이야기지만, 연신 피식거리게 만들었다.
인용이 틀린 부분도 있지만, 단숨에 읽혀지는 재미는 있다.
챕터 사이에 사진도 그럴듯하다. 독일에서 찍은 건데 시선이 좋다.
'감탄은 인간만의 욕구다.
식욕, 성욕은 인간의 욕구가 아니다. 개나 소나 가지고 있는 동물적 욕구다.
-
아기는 "엄마의 감탄'을 먹고 자란다.'
지금 딱 꽂히는 대목이다.
어찌 아기들만 감탄을 먹고 자라는가. 인간은 모두 감탄을 원한다.
좀 큰 사람들 한테 써보라. 얼마나 잘 먹히는지.
아기에게는 효과가 바로 보이지 않지만, 다 큰 사람들한테는 효과가 직방 나타난다.
나는 누가 나한테 감탄해 주기 전에 자뻑하는 게 문제지만.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이라는
이 책을 팔아서 캠핑카를 사겠다는 야무진 꿈은 이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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