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6자가 들어 있을 때까지도 촌철살인의 언어를 꿈꿨지만,
요즘 들어 나도 모르게 어질고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글을 소망하게 되었다."
- 박완서 <호미> 머리글에서
* 어느덧 일흔일곱에 이른 박완서 샘의 나이가 거저 먹는 것이 아니라는...
'호미'를 읽으면서 어질고 따뜻하고 위안이 되는 그의 마음이 전해져왔다.
호미의 둥근 휨과 누운 강직함, 여린 날카로움.... 이땅의 모성이 아닌가.
무릎을 딱 하고 내려 칠만한 기발함은 없지만,
때때로 씩~ 웃음을 짓게하는 따사로움이 있다.
꽃과 나무에게 말 걸며, 돌이켜보니 자연이 한 일은 다 옳았다고 토로한다.
'말의 힘'과 '그리운 침묵'이 한자리에 있다.
두드러지지 않게 깔려있는 시대정신과 감각, 여전히....... 빛난다.
대책없이,
뻔뻔하게,
감히,
'촌철살인의 언어'를 넘겨다 본다.
Mart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