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898

꿈결같이

딸이 그제 저녁에 와서 어제 아침에 갔다. 그야말로 꿈결같이 다녀갔다. 얼굴만 살짝 보여주고. 예전에, 바쁘게 친정 다녀오면 엄마가 '꿈결에 본 듯 하다'고 했는데... 지금 내가 그 말을 하고 있다. 이젠 친정이나 시집보다 제 집이 젤루 좋다는데 우짜나. "정말 웃겨." 사돈이랑 딸 흉을 본다. 직장 안 다니는 딸은 보름 쯤 놀다 가라고 붙들었건만. 신랑 밥해줘야 한다나... 그말에 대뜸 '너 그렇게 길들이면 안 돼.' . . 참 웃기는 엄마다. Robert Spencer Raymond Vincent - Adagio Pour Cordes

미안하다

오래 전 자동차 연수를 할 때다. 후진은 언제 가르쳐 주냐고 물으니까 후진은 따로 배우지 않고 전진만 잘하면 나중에 후진은 저절로 된다고 했다. 뒤돌아 볼 사이 없이 앞으로 치닫던 시간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기억들, 그 안에서 잠깐은 황홀하기도, 잠깐은 낯 뜨겁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이 앞으로 나가는데 아니, 한 생의 매듭을 꾸려야 할 때 힘이 되리라는 것을 안다. 나이를 잊고 아니, 나이에 맞는 품위를 갖추면서 즐거울 일을 찾아야한다. 이제는 몸의 소리를 아니, 비명을 들어주어야 할 때다. 한 발 나아가고 두 발 거두어 들이는... 이쯤에서 정신을 차려야 한다. 모질게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가볍게 살기. Rafal Olbinski Gidi Gov - סורו מנ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