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tv를 보면서도 우하하 우하하 선머슴처럼 웃는 딸아이,
눈만 마주쳐도 가지런한 이가 다 보이도록 활짝 잘 웃는 아들아이의 여자친구.
어른이 된다고 그 좋은 것들을 버릴까 두렵다.
조금은 철없어 보여도, 많이는 속없어 보일지라도...
지금의 제 빛깔대로 살기를 바란다.
딸에게
(결혼을 앞 둔 승진에게)
가시를 무디게 하지마라
독한 가시 때문에 장미는 장미가 되었고
순결의 상징 백합은
죽음까지 이르는 진한 향 때문에 백합이란다
이해,
사랑,
화합을 위한다고
네 가시와 향을 버리지 마라
네가 너다움을 간직하는 것만이 너를 오래도록
살게 하는 것이란다.
잠시, 흐드러지는 벚꽃도
순간, 활짝 웃는 목련도
저답게 살다 제 이름으로 가는 것
푸른 장미가 되든
검은 백합이 되든
아주 작고 향그러운 아기별꽃이 되든
너 좋은 것이 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