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숙 시인 제43회 중앙시조대상 수상
국내 시조 문학상 가운데 최고 권위로 꼽히는 중앙시조대상 제43회 수상작에 강정숙 시인의 ‘저녁의 나무 도마’가 선정됐다. 중앙시조신인상 수상작으로는 정지윤시인의 ‘중력엔 그물이 없다’가 뽑혔다. 등단 무대인 제35회 중앙신춘시조상은 ‘평원을 달린다’를 쓴 김보선 시인에게 돌아갔다.
중앙시조대상은 등단한 지 15년 이상 된 시조 시인 중 시조집을 한 권 이상 펴내고 한 해 5편 이상을 발표한 이가 후보 자격을 갖는다. 중앙시조신인상은 등단 5년 이상 10년 미만이며, 한 해 5편 이상을 발표한 시조 시인이 후보다. 중앙신춘시조상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매달 열린 중앙시조백일장 입상자들로부터 새 작품을 받아 그 중 최고작을 가리는 연말 장원 성격이다.
올해 시조대상 수상자인 강정숙 시인은 2002년 중앙신인문학상 시조 부문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그 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다, 22년 만에 중앙시조대상을 거머쥐게 됐다. 지난 9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만난 강 시인은 “한 길만 열심히 걸어온 긴 시간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당선작 ‘저녁의 나무 도마’는 이 시대 가족을 위해 힘겹게 애쓰는 모든 가장들에게 보내는 헌사다. 은퇴한 남편이 시든 향나무를 잘라 만들어준 나무 도마를 사용하며 “무쇠칼도 나무 방망이도 모두 받아내며,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모습에 가장을 떠올렸다”고 했다. 정 시인은 “우리 세대만 해도 남자가 생계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나의 시가 세상 낮은 곳에서 열심히 사는 우리들의 아버지, 남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제43회 중앙시조대상과 신인상의 예심은 시조 시인 류미야·김태경씨가, 본심은 시조 시인 오종문·강현덕씨와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문학평론가)가 맡았다. 중앙신춘시조상은 이태순·정혜숙·서숙희·손영희 시인이 심사했다. 시상식은 18일 오후 5시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21층에서 열린다.
중앙시조대상 - 강정숙
저녁의 나무 도마
핏물이 배어 있는 도마를 닦는 저녁
나무가 벼려 만든 밥들을 생각한다
당신은
이것을 빌려
가장이 되었다
검게 찌든 쇠솥애서 염소탕이 끓는 날은
눈부신 햇살 아래 비탈길 바장이던
덜 여문 염소 울음이 새까맣게 고였다
그 울음 받아내며 파이고 갈라져서
딴딴한 결기마저 수굿해진 도마를
우리는
오랜 세월 동안
밥줄이라 불렀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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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숙 시인과는 30년 가까운 인연이다.
부지런히 시인회의 카페를 이끌고 있다.
'55세 등단, 77세 대상' 저 제목이 마음에 안든다는 강 시인, 아직도 소녀스러운 데가 있다.
얼마나 자랑스러운 77인가. 후배들한테 희망이 아닌가.
강 시인의 시조는 신선하다. 시조의 새로운 지평을 보여준다.
어제 시상식은 우리집에서 모여 내 차로 갔다. 오가는 길이 막히지 않아서 수월했다.
시조에서는 중앙시조대상이 최고의 상인듯하다. 상금은 천만원. 상암동 중앙일보 본사에서 열렸다.
시상식은 간략하고, 근처에서 저녁먹고, 차 마시고...
덩달아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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