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하고 성실한 인상, 몇 번 만난 노혜숙 작가의 느낌이다.
포토에세이는 일단 사물을 대하는 남다른 시선과 감각이 필요할 듯하다.
정물화, 풍경화 같은 사진은 서정을 바탕으로 하고, 비구상으로 다가오는 사진은 상상력을 이끈다.
꾸준히, 치밀하게 잘 쓰는 작가의 내공은 이미 알고 있었으나 풍경과 나란히 놓인 짧은 글에 긴 숨이 따라온다.
찬찬히 음미하며 '쓸모없음의 쓸모'에 '스미'며 오래 '뒤척'일 것 같다.
'그늘이 그늘의 손을 잡'을 때까지.
프롤로그
처처가 안갯속이었다.
사는 게 원래 그런 것임을 늦게야 알았다.
안갯속 헤치고 여기까지 왔다.
많은 궤적들이 그늘에 닿아 있다.
그 언저리에서 볕을 품고 싶었던 안간힘,
그 편린들을 사진과 짧은 글로 엮는다.
변변찮은 다짐들이 많을 것이다.
그대로 나다.
진심이었냐는 물음은
살면서 스스로에게 물을 것이다.
푸른 별에 내려와 나의 그늘에
별이 되어준 인연들에 감사하며... .
- 2022 초여름
노혜숙
에필로그
눈빛 순한 이들에게
한 줌 볕이길.... .
(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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