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필사

꽃 보고도 웃지 못하는 저녁이 있어 / 오성일

칠부능선 2022. 1. 11. 17:54

꽃 보고도 웃지 못하는 저녁이 있어
오성일


나는 견디는 사람
내 아들을 견디는 사람

내 어머니는 견뎌낸 사람
나를 견뎌낸 사람

나는 좀 배우고 먹고는 살아
이럭저럭 내 아들을 견뎌내는데

이렇다 할 배움도 없이 밥도 없이
내 어머니 나를 어찌 견디셨는가

꽃 보고도 웃지 못하는 저녁이 있어
멈추어 자식의 일 생각하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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