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두 밤 자고 사흘째다.
난 어디서나 적응을 잘해, 이렇게 세뇌를 하며 새 시간을 맞는다.
방송과 휴대폰으로 소통하고, 인기척만 느끼고 인기척에 가까이 다가가면 절대 안 된다.
나를 보여줘서도 안 되고, 누군가를 봐서도 안된다.
이런 세상이라니.
누구는 책 실컷 읽겠다고 했는데... 그건 늘 집에서 하는 일이기에 이곳에서 책을 덮어두기로 했다.
책을 멀리 하고, 티비를 가까이 두었다. 이곳 티비는 6개 정도 체널이 나온다. 그 중에 EBS 를 주로 본다.
집에서 안 보던 티비가 신선하다.
밥은 양이 많다. 절반도 못 먹고 버린다. 적당한 공복감도 간간이 느끼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그립다.
매끼니 나오는 고기반찬, 쳐다만 봐도 벌써 니글거린다.
지금 여기서는 평소에 많이 못하던 짓을 해야한다.
게으름 피우기, 멍 때리기, 덜 먹기. 많이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