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묻는다
하태성
작가회의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내 친구 '이설야' 시인은
작가가 되기 위해
잉크젯 프린터 두 대를 작살내며
열심히 시를 썼다
신인상 시상식에서
시인이 되려면 그렇게 하라고
치열하게 글 쓰라며 고마운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잉크젯 프린터 두 대를 작살내고
신인상에 당선 되는 세월 동안
나는 두 번 이혼하고 세 번 결혼했다
그녀가 자판 앞에서 수려한 탈고를 하는 돌안
내 인생은 어수룩한 문장처럼 두 번 탈바꿈되었고
세 번째 인생 또한 흐릿하다
사람들에 묻는다
누가 더 치열하게 살았나?
누가 더 詩的으로 인생을 노래했는가?
(시집 <불량 시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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