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 가 있다는 아들한테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남편이 하는 말, "효자됐네"
아들 "원래 효자지" ㅋㅋ
그래, 그래~~ 웃어야지.
어버이가 모두 안 계신 우리는 어제 어른들을 찾아뵈었다.
세째 숙부님댁에 들려 두 분을 모시고 큰고모님이 막내아들네와 합한 집을 찾았다.
큰모모님은 98세, 아버님의 누님인데 아직 정정하시다.
점심을 사먹고 가려고 했는데, 벌써 회와 매운탕을 준비해 두었다고 한다.
식구들 모두 일터에 가고 낮에 홀로 계시는 건 마찬가지인데, 고모님 얼굴이 환하고 잠도 잘 온다고 하신다.
국어선생님이셨던 작은 아버님은 누님의 일생을 집필하고 싶다고 하신다.
고모님의 일생은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이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질것이라고 한다.
이 땅의 모든 여자의 일생이 그렇지 않을까도 생각해 봤다.
베란다 구석에서 선인장이 꽃을 피우고 있다. 기특한 것, 친구가 분양해준 것이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이 땅의 여자들도 저 모습이겠지.
이쁜데 왠지 불짱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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