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이 돌던 여름
이상국
역병이 돌던 여름
백일홍이 피자 동네가 환해졌다
사람이 사람을 피해 다니던 말든
때가 되면 꽃은 사정없이 핀다
꽃은 사람에게 겁먹지 않는다
사랑하지도 않는다
저 자신으로 꽃일 뿐
꽃도 병들고 아플 때가 있겠지만
저들은 마스크를 하거나
꽃이 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벌 받은 것처럼 조용한 여름
백일홍 꽃숭어리들이 바이러스처럼 붉다
'시 - 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은 간다 / 허수경 (0) | 2021.04.07 |
---|---|
기념일 - 유정숙에게 / 서정춘 (0) | 2021.04.07 |
웃은 죄 / 김동환 (0) | 2021.02.17 |
어느 날 나는 / 최승자 (0) | 2021.02.17 |
비보호 좌회전 / 복효근 (0) | 2021.0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