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 예인은 자기 안에 불멸을 길어 올리는 사람이다.
목숨 걸고 자기 생의 바닥으로 내려가 존재의 근원을 찾는다.
. 필묵의 기표를 잊어야만 진경을 그릴 수 있다.
실경을 그리는 것은 공간에 시간을 덧입히는 것.
. 그린다는 것은 피를 파는 일이다.
피 몰래 뼈가 울던 날들을 이제는 바람처럼 보낸다.
내가 놓은 세상이여, 부디 나 또한 놓아주시라.
. 문장에 신품, 묘품, 법품이 있듯 도화 또한 그러하다.
신품은 태어나면서 아는 자고, 묘품은 배워서 아는 자고,
법품은 노력해서 아는 자라 하였다.
신품은 스스로 안다.
. 빈산에 아무도 없는데 물은 흐르고 꽃은 핀다.
Vincent van Gogh
* 자신의 눈을 찌른 최북과, 귀를 자른 고흐와
자신이 작곡한 음들을 흥얼거리고 노래 부르는 순간부터
모든 불행이 시작되었다는 에릭 사티.
어딘가 닮아 있다.
일인칭으로 쓴 <<호생관 최북>>을 만나면서 오히려 난 가라앉았다.
하긴 지난 봄에 만난, 소설가 임영태는 최북의 광기 속으로 들어가기엔 너무도 선한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내가 상상을 뛰어넘는 일탈과 파격을 원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