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움 / 비스와라 쉼보르스카
경이로움 비스와라 쉼보르스카 무엇 때문에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이 한 사람인 걸까요? 나머지 다른 이들 다 제쳐두고 오직 이 사람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나 여기서 무얼하고 있나요? 수많은 날들 가운데 하필이면 화요일에? 새들의 둥지가 아닌 사람의 집에서? 비늘이 아닌 피부로 숨을 쉬면서? 잎사귀가 아니라 얼굴의 거죽을 덮어쓰고서? 어째서 내 생은 단 한 번뿐인 걸까요? 모든 시간을 가로질러 왜 하필 지금일까요? 모든 수평선을 뛰어넘어 어째서 여기까지 왔을까요? 무엇 때문에 천인天人도 아니고, 강장동물도 아니고, 해조류도 아닌 걸까요? 무슨 사연으로 단단한 뼈와 뜨거운 피를 가졌을까요? 나 자신을 나로 채운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왜 하필 어제도 아니고, 백년 전도 아닌, 바로 지금 왜 하필 옆자리도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