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 2

하얀 원피스 하나 갖는 일 / 김범송

김범송 선생의 9년만에 낸 두 번째 수필집이다. 오래 못 만난 선생을 만난 듯 반갑다. 선생과 오래전 추억이 떠오른다. 인사동에서 박 선생과 가끔 만나고 집에 초대받아 거하게 먹고 맛난 음식을 싸준 기억도 있다. 넉넉하고 다감한 품성이다. 글에 대한 열정도 꾸준하시다. 만사에 감사하는 마음이 믿음직스럽다. 종부로서 대를 잇지 못한 죄가 백 년의 침묵으로 잦아든다는 마음과 딸이 주는 선물이나 용돈을 서서받는 기분이라는 마음에서 시대차를 느낀다. 요즘은 딸이 가정을 이끄는 주역이며, 결혼은 선택이고, 출산도 의무가 아닌 세상이다. 변하는 세태에 휘둘리지 않는 꼿꼿한 모습이 그려진다. 완고하기보다 유머를 장착하는 여유도 있다. 은 끝내 까지 갔다. 성공이다. 잘 살아오신 시간과, 잘 살고 계신 나날에 경의를..

놀자, 책이랑 2024.10.06

인간• 철학• 수필 / 철수회 14인의 철학수필• 6

​' 써라, 그래야 존재할 것이다. 읽어라, 그래야 단어들은 살이 오르고 동사들은 피가 돌 것이다. ​언어의 힘으로 무기력한 시간, 벌거벗은 공간, 존재자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철학이고, 언어의 마법으로 나의 내면과 주변에서 스멀거리고 웅성거리고 솟구치는 욕망을 노래하는 것이 문학이라 생각합니다. '​- 송마나 선생의 시작 글에서부터 허리를 곧추세웠다.​《철학 수필 6권》을 펼치며 예감은 했지만 역시 철학과 문학의 어울림판이 놀이가 아닌 공부판이다. 올해의 공통주제는 '신神'이다. 느슨해진 정신을 일깨우고, 민무늬가 되어버린 감성에 파격의 획을 찾는다. 나는 시험볼 시기가 지나고서야 공부가 재미있어졌다. 공부를 놀이로 생각하지만 이번엔 빡셀듯 하다. 그래서 더 반갑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책과 작가..

놀자, 책이랑 202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