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시작이다.
쌓인 땀을 내놓는 여름의 맛, 그것도 괜찮다.
에어콘 빵빵한 곳으로만 다니며 여름을 느끼지 못하는 건 무언가 하나 빠뜨리고 사는 것이다.
열대야로 잠 못들고 뒤척이다가 모기한테 물리고 설친 잠으로 몽롱한 하루를 시작하고.
시에스타,
그거 참 좋은 풍습이다. 열대지방의 낮잠시간, 아, 얼마나 여유로운가.
맨땅에 맨몸으로 널브러진 모습이 기괴했던 건 잠시다.
'슬픈열대'에서 본 사진들이 평온하게 느껴지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가. 아직은...
구해야할 많은 것들에 대한 기갈로 더 목이 탄다.
내가 구하는 것은.
나를 통째로 들어올리는, 혹은 깊이 가라앉하는 한마디 말,
모든것 잊게 하는 그 입술...
René Magrit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