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시 - 발표작

젖은 속옷

칠부능선 2017. 2. 15. 17:35

 

젖은 속옷

노정숙

 

 

미끈한 정장에

샬랄라 실크머플러를 두르고

우아하게 우와,

꿈에서도 환한 미소를 매달고

지긋이 품위롭게

괜찮아 괜찮아, 좋아 좋아를 달고 산다.

젖은 속옷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그는 가끔

딴 나라에나 가서

상처를 어깨걸고

결핍을 부풀리며

슬픔에 슬픔을 잇대어

웃음에 웃음을 버무리며

무럭무럭 낡은 꿈을 말리곤 한다.

 

 

<자유문학> 2016년 겨울호 (통권 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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