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거실에 앉아 마늘을 까다가 남편에게 부엌에서 대접을 하나 갖다 달라고 했다.
이 아자씨가 접시를 가져온다. 그거 말고 국 담아 먹는 그릇, 그러니까 이번엔 밥공기를 가져온다. 내참...
그릇이 다 그게그거 같다나...
며느리 한테 어제 일을 얘기하며 시아버지 흉을 보니 "아유 귀여우셔라" 이러는 거다.
"오빠는요. 제가 밖에서 빨래 좀 널어달라고 하니까 세탁기에서 꺼내서 털지도 않고 척척 걸쳐놓은 거 있죠. 어찌나 귀여운지. "
내참... 우리 며느리는 '귀엽다'는 말 뜻을 제대로 알고 쓰는 건지 의심스럽다.
"오빠는요~ " 이러면서 시작하는 제 남편 자랑은 듣기만 해도 흐믓하다.
이처럼 짜증내야할 일 조차도 귀엽다며 자랑(?)을 하니... 아직도 며느리 눈엔 콩깍지가 안 벗겨진 게다.
난 어머니한테 늘 당신 아들 흉만 봤다.
술 많이 먹는다. 담배 많이 피운다. 집안 일도 못 한다. 무뚝뚝하다. 헤프다. 허술하다...
듣는 어머니 마음은 헤아리지도 않고...
(그래서 어쩌라고~ ~ 어머니가 속으로 욕하셨을것 같다.)
며느리가 올 때 마다 한 가지씩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