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민감함에서 멀어지는 나를 느낀다.
둔감해지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던, 아니 인정할 수 없었던 시간들을 건너와
이젠, 순하게 인정하는 지점에 다다랐다.
반짝이지 않지만 지긋이 바라보는 눈으로 족하다.
펄펄 끓지 않아도 따땃한 기운만으로 가슴을 기특하게 여긴다.
핑핑 돌지 않아도 아직 헛소리 하지 않는 머리도 접수한다.
이젠
예민해지기 싫다.
흥감하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배짱도 좋다.
그래야 뿌리가 뽑히지 않으니까.
휘이느니 부러지겠다고?
오래 전 들은 말이 생각난다.
그런 투지로 무언가 이루긴 했지만 난 그를 생각하면 무섭다.
아니, 안쓰럽다.
Allyson Krowitz
민감한 길
- 라이너 쿤체
민감하게
샘 위에 지구가 있다 : 어떠한 나무도 쓰러져서는
안 되고, 어떠한 뿌리도
뽑혀서는 안 된다
여러 샘들은 어쩌면
막힐지 모른다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쓰러지고, 얼마나 많은 뿌리들이
뽑히고 있는가
우리의 내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