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은 약속이다. 믿음과 신뢰의 약속, 행복을 주겠다는 약속,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다.
- 약속은 지키는 것이다. 지키라는 강요가 아니다.
- 나를 신뢰하지 않았다고해서, 행복하지 않았다고 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사랑의 약속은 상대방이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줄 책임이 더 크기 때문이다."
- * 이런 도사 같은 말들 때문에 더 우울하다.
- 추억이란 현재진행형이 불가능할 때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불러들이는
씁쓸한 일인극이 아닌가.
우울
- 보들레르
내겐 천년을 산 것보다 더 많은 추억이 있다.
계산서들, 시 원고와 연애편지, 소송 서류, 연가들,
영수증에 돌돌 말린 무거운 머리타래로
가득 찬 서랍 달린 장롱도
내 서글픈 두뇌만큼 비밀을 감추지는 못하리.
그것은 피라미드, 거대한 지하 매장소,
공동묘지보다 더 많은 시체를 간직하고 있는 곳.
- 나는 달빛마저 싫어하는 공동묘지,
줄 지은 구더기들은 회한처럼 우글거리며,
내 소중한 시체를 향해 언제나 악착같이 달라붙는다.
나는 또한 시든 장미꽃 가득한 오래된 방,
유행 지난 온갖 것들이 널려 있고,
탄식하는 파스텔화와 빛바랜 부셰의 그림들만
마개 빠진 향수병 냄새를 맡고 있다.
눈 많은 해의 무거운 눈송이 아래
우울한 무관심의 결과인 권태가
불멸의 크기로 커질 때,
절뚝이며 가는 날들에 비길 지루한 것이 세상에 있으랴.
- 이제부터 너는, 오, 살아 있는 물질이여!
안개 낀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서 졸며
막연한 공포에 싸여있는 화강암에 지나지 않으리 ;
무심한 세상 사람들에게 잊혀지고 지도에서도 버림받아
사나운 울분을 석양빛에서만
노래하는 늙은 스핑크스에 지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