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라 속으로 들어가다
문태준
벌 하나가 웽 날아가자 앙다물었던 밤송이의 몸이 툭 터지고
물살 하나가 스치자 물속 물고기의 몸이 확 휘고
바늘만 한 햇살이 말을 걸자 꽃망울이 파안대소하고
산까치의 뾰족한 입이 닿자 붉은 감이 툭 떨어진다
나는 이 모든 찰라에게 비석을 세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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