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다는 것은 무엇이냐. 김홍도가 물었다.
그린다는 것은 그리워하는 것입니다.
그리움은 그림이 되고, 그림은 그리움을 부르지요.
문득 얼굴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이 그립고
산 그림을 보면 그 산이 그리운 까닭입니다.
윤복이 답하였다.
-소설 《바람의 화원》중에서
* 언제부터인가 '그리움' 이란 말이 진부하게 느껴진다.
그 속에 품은 아련함이나, 촉촉함이 사라져버리고 건조함만 남은 의례적인 단어가 되었다. 내게
그리움에 믿음이 흐려졌다.
그냥 달려가, 혹은 그냥 달려와 부딪쳐야 하는 것.
그리하여 흠뻑 젖을 것.
자신의 그림을 <그림움>이라 한 화가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