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시청앞에 있었다.
목이 쉬도록 구호를 외치는 친구 곁에서 나는 촛불만 흔들었다.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아이들은 광우병을 들고,
각 직장의 비정규 투쟁사업장의 공동 집결지로,
노동자 계급정당 건설을 위한 '노동자의 힘'에서는
공기업 민영화에 반대하고,
노동해방실천연대에서는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영리병원 허용 반대,
미친교육, 미친등록금, 청년실업을 끝장내야 한다고 ...
명박산성에 맞설 성을 쌓을 모래 차가 오다가 경찰과 대치중이라고
건장한 남자들의 지원을 부탁했다.
우르르 일어나 나가는 모습들..
'명박퇴진'을 외쳤지만
쓸만한 다음 타자가 있는가.
작가는 현장을 담아두어야 한다고 했지.
눈으로 가슴으로... 한국작가회 깃발이 보인다.
친구가 빠르게 전교조의 깃발 곁으로 간다.
바람이 불었다.
오늘 떠오르는 시
눈물은 둥굴다
- 정세기
꼭두서니는 앉은뱅이꽃의 고민을 모르고 할미꽃은 며느리밥풀꽃의 아픔을 알려고 하지 않는 이곳 햇살은 휘어져 붉나무의 그리움에 이르지 못하고 달빛도 스러져 달맞이꽃의 기다림을 적시지 못하누나 개불알꽃의 한숨 속에 각시패랭이들 웃음 없는 자식을 낳고 무성한 안개 속으로 소문만 번져 가는 곳 조뱅이 얼굴 일그러지고 사랑도 모나고 마음들 찌그러져 울퉁불퉁 제멋대로인데 누구의 것일까 말똥구리 경단 굴리듯 그리운 그곳으로 끌고 가는 저 눈물의 바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