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필사

사랑의 지옥 / 유 하

칠부능선 2006. 9. 15. 16:00

 

 

   사랑의 지옥 / 유 하

 

 

 

  정신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

  나는 짖궂게 호박꽃을 오므려 입구를 닫아버린다

  꿀의 주막이 금세 환멸의 지옥으로 뒤바뀌었는가

  노란꽃잎의 진동이 그 잉잉거림이

  내 손끝을 타고 올라와 가슴을 친다

 

 

  그대여, 내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나가지도 더는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랑

  이 지독한 마음의 잉잉거림

  난 지금 그대 황홀의 캄캄한 감옥에 갇혀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