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 대광리 천국
상반기 피정 대신 연천 오신부님을 만나러 갔다.
10년만에 얻은 1년 휴식년을 부모님을 돌보고 대광리 공소와 동네에 봉사하는 것으로 보내고 곧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기념 식수한 향나무


공소 맞은 편에 있는 부모님 집 옆 공터를 소공원으로 가꾸었다.
'담벼樂 찻집'을 만들어 각종 차와 사탕, 젤리를 큰 채에 담아두었다.
땅주인은 건너편 교회 목사님이다. 목사님 부부가 적극 지원하고 함께 아름다운 대광리를 만들고 있다.
목공작을 하는 분께 첫작품으로 주문한 두 십자가에 매달린 종. 목사님 부부가 신부님을 부를때도 쓴단다.

곳곳에 살뜰한 손길을 바라보며 웃음이 절로 난다.
저 앙증스러운 빗자루.


공원 의자에 앉으면 딱 보이는 성당 옆집 담에 조각품을 만들었다. 작가의 작품 - '오병이어'를 은유한







땅에 핀 돌꽃


땅을 제공해 준 목사님 댁, 산딸나무가 근사하다.
옥수수대를 태우고 있다. 가서 인사를 드리다. 작약이 만발했다.


신부님이 좋아하는 길을 안내했다. 산속 외길, 자전거 타고 다니면 딱 좋을 듯.

평화누리길에 있는, 미카엘 씨댁에 가서 상추와 쪽파를 얻어왔다.
쥔장 닮은 순한 개 두 마리가 길게 묶여 있고, 닭도 기르고... 제법 넓은 밭이다.
수확물이 많아서 집 앞에 '필요하신 분 가져가세요' 이렇게 써놓고 늘어놔도 가져가질 않는다고 한다.
올해는 영어와 불어로도 써 놓아야 할까보다며 농을 한다.

아, 그리고
저 청상추가 맛있나요, 적상추가 맛있나요? 장 샘이 물으니
얘들이 듣고 있으니 그 대답은 못해요. ㅋㅋ
난 언젠가 이곳을 다시 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이곳 주소를 물었다.
평화누리길 옆에 있는 이곳이 특별해졌다.

끊어진 수인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오 신부님.
어머니를 돌보시며 자신이 충분히 이해받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말에 고개를 숙인다. 내가 이해하고 사랑하는 데에 그치면 전달이 안 된다고.
큰 아들 잃고 두 분이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신부님의 부단한 애정을 느끼며
어머니가 그러셨단다. 신부님이 저렇게 정성을 다하는데 조금은 더 살아야겠다고.
어머니께 아들딸 믿지 말고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살아야 한다고 하신단다.
나도 걸린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수행해야겠다. 스스로 믿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