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필사
가장 위험한 동물 / 이산하
칠부능선
2021. 7. 19. 22:31
가장 위험한 동물
이산하
몇년 전 유럽여행 때
어느 실내동물원을 구경했다.
방문마다 사슴, 늑대, 사자, 악어 같은
동물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마지막 방문에는
'지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라고
깊이 새겨져 있었다.
호기심에 얼른 문을 열었다.
그런데 방은 텅 비었고 정면 벽에
커다란 거울 하나가 걸려 있었다.
내 얼굴이 크게 비쳤다.
시집 <악의 평범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