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필사
도라지꽃 연정 / 송찬호
칠부능선
2017. 8. 30. 10:21
도라지꽃 연정
송찬호
나는 이제 좁쌀보다도 작은 백도라지씨를 더는 미운 마음으로 가려내지 말자고 다짐했다
그래도 사방이 온통 보랏빛인 청도라지 꿈을 꾸다 벌떡 일어나기도 했다
나는 길을 잘못 걸어왔는지도 모른다 반달을 툭 분질러 깨문 것같이, 길을 잘못 걸어왔는지도 모른다
산길을 걸을 때 희기도 하고 보랏빛이기도 한 얼룩이 옷에 묻기도 했다 그런 날이면 산첩첩 노루산장에서 하룻밤 자고 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