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오베라는 남자>와 꼰대

칠부능선 2016. 7. 10. 16:04

 

이 명쾌하고 정직한 남자에게 왜 자꾸 화나는 일이 생기는 건가.

그는 대책없는 꼰대가 아니다.

용기를 내야할 순간에 행동을 주저하지 않는 용감한 사람이다.

짠하면서도 큭큭 웃음이 지어지는 이 남자, 매력있다.

고슴도치가 생각난다. 겉보다 부드러운 속살을 가진 멋진 사람.

  

 

명민한 기자이자 진정한 신사인 요나스 크램비에게 감사드립니다.

오베를 발견했고, 그에게 이름을 붙여주었으며, 제가 그의 이야기를 계속 쓸 수 있도록 관대하게 허락해주셨습니다.

편집자 요한 해기블롬에게 감사드립니다.

제가 저지르는 언어상의 결점들에 대해 탁월하면서도 빈틈없는 태도로 조언을 해주셨고,

제가 그 조언들을 무시하는 내내 끈기 있고 겸허하게 저를 받아주셨지요.

제 아버지 로프 배크만에게 감사드립나다. 저는 제가 당신과 안 닮은 점들이, 정말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만 있길 바랍니다.

    -  프레드릭 배크만

 

 

이 능청스러운 <작가의 말>을 읽으니 깨알재미가 거듭 떠오른다. 영화에서는 어떻게 처리? 표현했을지 궁금하다.

 

 

 

 

 

 

 

노인이 모두 꼰대가 되는 건 아니다.

80대 중반 정도 되는 선생님이 부채를 보내왔다. 오래 전, 일본여행 길에 동행한 분이다.

내가 다정하게 대해주었다는 이유로 벌써 몇 번째 선물을 보내오셨다. 곱게 쓴 손편지와 함께.

아침 산책 길에 나팔꽃이 곱다고 꽃누르미 해서 이렇게 부채를 만들고..그걸 포장해서 우체국 택배로 보내는 마음,

이것이 어찌 쉬운 일인가. 참 황송하다.

나는 띠릭~~ 전화로 인사를 했다. 아, 이 분을 기쁘게 해드릴 선물을 나도 궁리해야겠다.

이런 마음이라서 인지 맑고 고우시다.  

가까이에 잘 늙어가는 좋은 모델이 있는 건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