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육체 탐구 생활 - 유쾌한 결혼식

칠부능선 2016. 2. 20. 21:18

 

후배가 야릇한 표정을 지으며 <육체 탐구 생활>를 내민다. 

한 밤에 드르륵 읽혀졌다. 다음 날 다시 더듬어 더 읽었다.

자신의 능력이 30분에 책 한권을 읽으며 잠이 적고 몸이 바지런한 것이란다. 그래서 녹즙배달을 22개월 하고,

몸으로 익힌 사회생활  노하우가 촘촘하다.

연애도 할 줄 아네. 상처마저 쿨하다못해 코믹하게 그리기도.... 그런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무언가 걸린다.

노동과 시위현장의 이야기들이 몸에 대한 탐구생활을 무겁게 한다.

 '웃장'까는 대구 남자들 이야기를 할때까지도 가볍고 경쾌했다.

하긴, 첫장부터 아버지의 몸(화장을 해서 가루가 된 몸)을 다른 통에 옮기며 그릇에 남은 아버지의 몸을 헹구어 마시는 행위가 심상찮기는 했다.

김현진,

꿈을 지켜며 사는 무능한 목사의 외동딸로 엄청 고생을 하고, 노동 시위 현장을 함께 한다.

어려서 매를 많이 맞았다고 썼는데... 어려서 부터 매 맞을 짓을 많이 했구먼.. 이런 마음이 드는 나한테 깜짝, 놀라기도 하며.

'섹시함은 육체보다 태도'다, 여기서 한번 빵 터지고.

거침없는 말과 행동에 통쾌하기도 하고.

사상의 아버지, 오빠라며 리영희 선생님의 이야기로 마무리 한다.

그래, 육체가 악기이며 무기다.

 

 

글 잘 쓰는 사람은 좀 못 생겨줘야 인간적인 거 아닌가. ㅎㅎ 

물론 출판사의 의도겠지만 표지의 작가 얼굴, 앞으로 승승장구 할 듯.

 

 

 

 

 

오늘 고딩 친구의 딸 결혼식에 갔다.

졸업하고 처음 만나는 친구들이 내 이름을 부르는데... 나는 아리송~~ 얼굴이 낯익다 정도 . 이런이런~~

나는 왜 이 모양인가. 동창회를 안 나가서 그렇겠지만.. 그들은 자주 어울려서 여행도 다니고 그런단다.

어떤 친구는 날 보고 그대로라서 금방 알아보겠다고까지 하는데...

같이 이름을 못 불러주니 미안스럽고 민망하다.  역시 내 두뇌 용량이 작다.

 

많은 결혼식을 보았지만 오늘처럼 유쾌한 시간은 없었다.

신랑친구 둘이 춤을 추는데 완전 미친듯한 섹시 댄스. 남자의 춤이 섹시하다고 느낀 건 오래 전 대구 나이트클럽에서 경험했지만,

이건 경건한 예식 중이다. 꺽고 튕기고 돌리고 구르고 완전 난리 부르스다. 그런데 민망스럽지 않는 게 또 웃긴다.

모두 박장대소, 중간에 여자 하객을 일으켜 함께 추게 하고.

한 사람은 싸이 닮은 체구에 춤은 싸이 못지않다. 나중엔 신랑까지 합류, 뒤집어지게 웃기는 춤을 추어댔다.

식장이 후끈~ ,  소리도 한두번 지르고. 박수 열렬하게 쳤다.

 

<육체 탐구 생활>을 읽어서 인가.

육체 활용을 맘껏하는 저들이 부. 럽.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