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이별과 만남
칠부능선
2015. 7. 30. 19:25
10년 동안 내 발이 되어준 다이너스티와 이별을 하고 토러스를 만났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한번 만나면 고장이 나기 전에는 버리지 못 하는 성격이다.
안쓰는 물건을 잘 내치지만 정이 든 것은 쉬이 내치지 못한다.
아직 더 쓰려고 생각했는데 친정 조카가 토러스를 줬다. 아주 야무져 보인다. 사실 내게 과하다.
새 차를 바꾼다면 작은 걸로 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둘이 타는 무당벌레 같은 걸로.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내 차를 내 맘대로 고른 적이 한번도 없다.
영국회사에 다니다가 39살에 창업한 조카는 햇살도 구름도 폭풍도 넘기고 50 고개에 이르렀다.
이제 담배도 끊었고 여유롭게 일하겠다고 맘 먹었단다.
고맙다. 조카야, 조카며느리, 남편도.
두 시간 넘게 점심을 먹으며 많은 옛이야기를 했다.
내가 몰랐던 아들의 이야기, 제주에서 속초에서의 이야기들... 가슴이 한참 훈훈했다.
남편과 조카는 낮술로 소주 3병 비우고... 기분 좋은 흔들림을 바라본다.
어제, 오늘 폭염주의보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