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의 히말라야
정유정의 <7년의 밤>을 밤을 꼴딱 세우고 읽은 기억이 난다.
지리산을 밥먹듯 오르내리던 전력과 절박함에서 나온다는 용기, 절박해지기 위해서 스스로 자신을 벼랑까지 내몬다는 정유정,
생애 첫 해외여행을 히말라야로 잡은 그녀, 안나프르나에서 본성의 대답을 들었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떠나는 나와 돌아갈 나는 다르지 않다는 것,
포카라와 카트만두,
정유정 여행의 시작과 끝은 내가 밟은 땅이다.
네팔에서 안나프르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해발 2000 해돋이 마을에서.
오래전에 박완서 선생님이 그곳을 다녀와서 쓴 책이 <모독>이다. 그 책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서늘했던가도 떠오른다.
그러나 정유정은 정유정 답게 쾌활한 필치로, 박진감 넘치게 적고 있다. 위기를 이겨내는 모습도 씩씩하다.
여행기를 쓰려고 떠난 여행이 아니라, 포카라에서의 일주일 정도의 휴식시간에 만들어진 듯 하다.
여유롭게 즐기지 못하는 근성이 이 책을 만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 아름다운 사람들.. 순박한 네팔인 검부, 버럼, 가슴이 따듯해지는 사람들이다.
함께 간 김혜나 작가는 영어되는 쿨한 후배, 여행은 함께 한 사람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 여행은 자기와의 대화에 주력한것 같다.
자기 극복이라할까. 고산병을 각자 앓으면서 서로 배려하는 모습에서 젋은이들의 정서를 본다. 끈끈하지는 않은,
오르고 내려가고 또 오르고, 걷고 또 걷고 고행의 길... 아직은, 자신 없다.
책을 덮는데, 내가 왜 뿌듯한가.
히말라야 환상방황은 그에게 치유의 여행이 되었으리라.
정유정, 어려서 가장으로서 치열한 삶을 건너왔으니 이제 여유도 누리고 느긋하고 행복하길.
뒷날개에 내 책 소개도 있네. 반가워라. 출판사가 '은행나무'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