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필사

우리나라 백일장 / 이상국

칠부능선 2013. 3. 13. 22:06

우리나라 백일장

이상국

 

 

아버지는 늘 술에 취해

불쌍한 어머니를 패고

할아버지는 벌써 옛날에 돌아가셨는데

할머니는 아직도 골골하신다

 

이렇게 동란 이 후

수십년 고난은 번창했다

그리고 다시 아이엠엪가 지나가자

아버지들은 드디어 픽픽 쓰러지고

어머니는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나라 백일장에서는 지금도 이게 대세다

문학은 아는 것이다

슬픔만한 장사가 없다는 걸

그렇게 슬픔을 우려먹는 즐거움으로

백일장은 대를 이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