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책이랑 594

사랑은 언제나 고독의 친구 /

전준엽- 빛의 정원에서 버릴 수 있나 버릴 수 있나 헛된 자존심과 이기심의 허물 버릴 수 있나 아무렇게나 나를 방황했던 자유로움을... 시작할텐가 시작할텐가 내가 충고함에 서두리지 말게 시작할텐가 부탁하네 값싼 외로움앞에 현재를 잃지 말게 사랑은 언제나 고독의 친구였던게지 고독은 사랑을 부르고 목말라 했던거지 기억하는가 기억하는가 결국 이상들은 사라져 버렸지 기억하는가 현실에 정말 잔인하게 단꿈을 개우지 텅빈 방황을 깨우는 멜로디에 눈물을 삼킨날 잊으려고 했지만 이렇게 이렇게 다시 저려오네 사랑은 언제나 고독의 친구의 친구였던거지 고독은 사랑을 부르고 목말라 했던거지 사랑은 눈물이 고독은 타버린 재버린 재가 되어 흐르고 끝난거지 언젠가 서로를 어루 만지겠지

놀자, 책이랑 2007.11.11

사랑법 첫째

사랑법 첫째 - 고정희 그대 향한 내 기대 높으면 높을수록 그 기대보다 더 큰 돌덩이 매달아놓았습니다. 부질없는 내 기대 높이가 그대보다 높아서는 아니 되겠기 내 기대 높이가 자라는 쪽으로 커다란 돌덩이 매달아놓았습니다. 그대를 기대와 바꾸지 않기 위해서 기대 따라 행여 그대 잃지 않기 위해서 내 외롬 짓무른 밤일수록 제 설움 넘치는 밤일수록 크고 무거운 돌덩이 하나 가슴 한복판에 매달아놓았습니다. * 사랑을 앓는다.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 하나 올려놓고... Debra Sutherland Gil Shaham & Goran Sollscher - Paganini Sonata No.6

놀자, 책이랑 2007.09.30

저 남자

Anne Magil Lili Ivanova - Kamino Lili Ivanova - Vetrove 마음을 살해하다 - 백무산 무거운 것이 바윗덩어리가 아니라 마음인 줄 몰랐다 요지부동인 것이 쇠말뚝이 아니라 마음인 줄 몰랐다 쇳덩이가 변하고 바위가 바뀌어도 형체도 없는 마음이 쇠말뚝보다 더 움직일 줄 모른다 마음이 세상을 비추는 거울인 줄 알았더니 녹슨 청동거울보다 못하다 마음이 세상을 지시하고 입으로 마음을 발설하고서는 그 족쇄에 갇혀 움직이지 못하다 늪이 목까지 차올라온 마음이여 발설하기 두려운 마음이여 천지간 미치지 못할 곳 없는 허공보다 가벼운 마음이 태산보다 무겁구나 그러면 죄악이란 무엇이겠느냐 눈에 보이는 것들 살아 있는 것들 다 쏴죽이고서 그 시체들이나 잔뜩 쌓아두고 있는 마음이여 너를 살..

놀자, 책이랑 2007.09.19

추억을 믿지 않는다

"사랑은 약속이다. 믿음과 신뢰의 약속, 행복을 주겠다는 약속,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다. 약속은 지키는 것이다. 지키라는 강요가 아니다. 나를 신뢰하지 않았다고해서, 행복하지 않았다고 해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사랑의 약속은 상대방이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줄 책임이 더 크기 때문이다." * 이런 도사 같은 말들 때문에 더 우울하다. 추억이란 현재진행형이 불가능할 때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불러들이는 씁쓸한 일인극이 아닌가. Sirenia - In Sumerian Haze 우울 - 보들레르 내겐 천년을 산 것보다 더 많은 추억이 있다. 계산서들, 시 원고와 연애편지, 소송 서류, 연가들, 영수증에 돌돌 말린 무거운 머리타..

놀자, 책이랑 2007.08.24

간구를 위한 시간

오늘, 간절하게 빌어야 할 일이 있다. 마지막 햇살을 지금 모두 내려주세요. 마지막 용서를 쏟아 부어주세요.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실은 이 말을 할 수 없어 진정한 참회의 기도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압니다. 그냥 주시는대로 받겠습니다. 오늘도 어쩔수없이 정직한 바람밖에는.. 내 행실만큼, 주시는 것에 감사하리라는 것을.. 아시죠. 미안하다 아들아, 이런 엉터리같은 기도밖에 할 줄 모르는 엄마를... 차라리 네가 봐주렴. 네가 흘린 땀과 열정에, 거기다 조금의 행운까지 더해 ... 실한 결과를 빈다. Egon Schiele Hu & The Hilltops - Cry Me A River

놀자, 책이랑 2007.08.12

차고 뜨겁고 어두운 것 / 마종기

音 : Kheops...After The War 한 처음에, 차고 뜨겁고 어두운 것이 있었다.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 천문학회에서는 캘리포니아 대학과 캠브리지 대학과 애리조나 대학의 천문학 교수들이 이구동성으로 설파했다. 천만 광년이나 천억 광연 전에 태양계는 물론, 우주계는 물론, 그 이상의 전테의 한 처음에, 차고 뜨겁고 어두운 것이 있었다. 나는 예과 시절에 식물학을 좋아했다.크고 작은 꽃과 나무와 풀잎의 이름을 많이 외우고 있었고,식물 채집과 표본은 언제나 학년에서 으뜸이었고 위안이었다.30년이 더 지난 요즈음, 나는 그 풀잎이나 꽃의 이름을거의 다 잊고 말았다.멀리 살고 있는 친구의 이름도, 얼굴도 많이 기억해낼 수가 없다.내 이름도 달라져버렸다.아무도 내 이름을 어릴적 친구들같이 불러주지 않았다..

놀자, 책이랑 2007.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