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 사람이랑 854

자랑질

쓰던 컴퓨터 버전이 오래되어 최신파일로 원고가 오면 열리지가 않는다. 보낸 사람에게 다시 낮은 버전으로 보내달라고 하는데 여간 미안한 게 아니다. 지난 번 애들에게 얘기했더니 사위가 컴을 노트북과 연결해주었다. 모니터도 시원하고 위치도 살짝 높아져서 고개를 오히러 들어야 한다. 거북목 탈피 효과도 있을 듯. ​ 일욜, 딸은 시험이라고 학원에 가고 태경 시경도 학원과 운동을 가고 사위 혼자 와서 새로 바꾼 복합기도 설치하고 마우스 자판 모두 무선으로 새로 사왔다. 책상이 깨끗해졌다. 안보이는 책상 아래 선까지 말끔하게 정리해 놨다. 컴터 관련일을 해서인지 꼼꼼도 하다. 책상 뒤 먼지투성이가 챙피했지만 또 감사, 감사다. ​ ​ ​ ​ ​ 지난 번 사온 워치는 남편이 차지하고, 오늘 또 내 워치를 사와서 휴..

서울의 봄

며칠 전, 가족 톡에 며늘이 을 봤다며 '황당하고 비통하고 화가 나서 두 번은 못 볼 영화' 라고 했다. 어제 예매하고 오늘 조조로 영화를 봤다. 모두 예매해 온 것을 키오스크에서 발권받아 들어간다. 나는 좀 버벅거리다 성공했다. 그 사이 남편은 젊은이에게 도움을 청하라고 하고, 나는 묵묵. 도대체 인내심이 없다. 아이들이 톡톡 건드리기만 하면 되는 걸 노인들은 늦은 탬포로 힘을 줘서 오류가 난다. ㅠㅠ 어쨌거나 시류에 영합해야하는 건 숙명이다. ​ 시류에 영합하긴 쉽다. 모두 다 깊은 고뇌없이 영합할 때, 나만은 아니라고, 내 생각대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내 놓는 군인이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창작은 사실을 더 사실답게 그려야 한다. 과장하고 왜곡되게 표현하는 캐리커쳐처럼 그 인물의 특성이 단..

두 선배

보름쯤 전에 잡은 약속이다. 현대수필 창간 멤버인 오정 * 정화* 선배님과 청담동에서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고...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오 선배님은 끝까지 잘 나이들기가 쉽지 않다면서 25년동안 강의하던 것을 그만 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밥을 먹으며 정리를 하는 중에 나도 선택된거다. 그러고 보면 그동안 내가 밥 산 생각은 안 나고, 선배님댁에서 집밥을 몇 번 먹은 기억과 청담동에 있는 근사하고 특별한 밥들이 생각난다. 그 중에 '도수향'이 특히 기억나는데 문을 닫았다고 한다. 그 정갈한 도시락 밥이 참으로 전무후무 근사했는데.... ​ ​ 차를 마시고 나와서 근처에 '문정희 시인 길'을 걸었다. 경기고등학교 담 옆이다. ​ ​ ​ ​ ​ 길을 걸으며 연신 사진을 찍으며, 디카 시..

충전

좋은 음악과 그림을 만나지 못한 갈증이었던 듯, 아니, 좋은 사람과의 만남도. ​ 후배가 성남아트센터 아카데미에서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단다. 아주 멀리서 또 한 후배도 온단다. 그렇잖아도 밥 사주고 싶은 후배다. 당장 다음 주에 밥을 사주러 간다면서 나도 듣고 싶다고 했다. 알아보니 4회 남았으나 수강이 가능하다고 한다. ​ 지난 주에 가서 등록하고 함께 강의 듣고 아트센터 안에 '피글릿'에서 점심을 먹고... 흠뻑 즐거운 시간을 누렸다. 저녁시간에는 광화문에서 책담회가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후배에게 울가디간 선물을 받아 저녁 모임에 입고 갔다. 그렇잖아도 갑자기 온 첫 눈에 저녁 시간 모임이라 요긴했다. 이런 호사라니.. ​ 최정주 선생은 피아니스트 출신으로 개인사를 짬짬히 말하며 재미있게 끌어간다..

중딩 친구

금순이가 시드니에서 7년만에 나왔다. 카톡방에 친구 7인이 날짜 정하기도 쉽지가 않다. 지난 월욜, 미숙이 묘소를 가기로 했다. 친구 넷과 미숙이 언니와 동생도 그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중간, 중간 셋을 픽업해서 일산 자연애수목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오니 수목장이 정리가 다 되었다. 어설프던 모습이 완전 변신했다. 동네가 내려다보이는 곳이라 금세 찾았다. 약속한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고, 언니와 동생도 만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중딩 시절에 자주 친구 집 놀러갔었다. 여섯 살 위 언니와 세 살 아래 남동생은 여전했다. 후덕하신 미숙이 엄마 이야기도 많이 했다. 싱글로 빨리 가버린 친구 미숙이는 '성녀'와 닮아 내 글에도 등장한다. 7년만에 만난 금순이도 그대로다. 그야말로 '굳세게' 잘 살아서..

구름카페문학상

11월 3일 금요일, 11시 육군회관에서 130여 명 행사를 치뤘다. 모두모두 감사, 감사~ ​ ​ ​ ​ 식순에 따라 ​ ​ ​ 임헌영 선생님 축사 ​ 김우종 선생님 축사 ​ ​ ​ 제 32회 신인상 시상 ​ ​ ​ ​ ​ ​ ​ ​ 제 2회 작품상 수상 - 임이송 ​ 작품상 수상 소감 - 임이송 ​ ​ 구름카페문학상 현정원, 서숙 선생님 축하, 축하~ ​ ​ 심사평 - 부산에서 오신 박양근 선생님 ​ 구름카페문학상의 장미꽃 세리머니~ ​ ​ ​ 구름카페문학상 수상 소감 - 서숙 선생님 ​ ​ 구름카페문학상 수상 소감 - 현정원 선생님 ​ ​ ​ ​ ​ ​ ​ ​ ​ ​ 꽃바구니 나르는 중

결혼기념일

그동안 결혼기념일을 잊고 살았다. 결혼1주년에 남편의 12번째 외박으로 딸이 준비한 결혼기념 이벤트에 화가 더 해서... 차라리 잊고 살기로 했다. ​ 난데없이 11월 5일, 아들이 한 턱을 내겠다고 했다. 마침 그날이 결혼기념일이다. 딸네 식구는 여행을 갔다. 서로 취향이 다른 아들들과 짝을 지었다. 색다른 여행이다. ​ ​ ​ 여행중인 딸이 보내온 꽃바구니, 집안이 꽃향기 그득하다. ​ ​ 태경이는 엄마와 해운대에서 요트를 타고 있다. ​ ​ 시경이는 아빠와 일본에서 ~ ​ ​ ​ 아들 며늘과 저녁. 아들은 사업가로 변모한 듯, 그럼에도 며늘은 남편이 '국익 우선'이라고 한다. 아들이 5년 후에 자유인이 되길 바란다는 말에 며늘이 환호한다. 남은 긴 시간 잘 지낼 계획도 ... 꿈같은 계획이다. 부디..

99세 큰고모님

돌아가신 아버님의 두 살 위 누님이다. 배낭 매고 경동시장에 가서 찬거리를 사다 손수 밥을 하셨다. 90이 넘어서도 내게 고추장과 김치를 담아주셨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인정이 많으셨다. 밥을 먹고 뵈러 가도 꼭 밥상을 차려놓으셨다. 몇 해 전 막내 아들네와 합친 후로는 모두가 나간 집을 지키고 계셨다. 숙부, 숙모님을 모시고 명철 전후에나 찾아뵈었다. 100세는 너끈히 넘으시리라 생각했다. ​ 어제 돌아가셨다. 병원에 입원한 지 3일만이라고 한다. 성묘길에 무리하게 산 위로 올라오신 게 화근이었단다. 그 전에는 침대에서 떨어져 팔도 다치셨다고 한다. 건강을 과신한 탓이다. 그럼에도 입원하고는 계속 잠만 주무셨고. 검사 받으러 갈때도 앉아서 계속 졸 지경이었단다. "왜 이리 졸려" 사흘동안 한 말씀이..

가을맞이 - 티하우스에서

남편과 둘이 후다닥 둔네 혜민씨네 다녀왔다. 그동안 가꾼 꽃밭을 이리저리 소개한다. 가을꽃이 만발했다. 내게 가져가라고 하는데 사양했다. 전에 돌단풍이랑 귀부인을 모셔왔는데... 오래 가지 못했다. 이곳에서 이렇게 만나는 게 좋다. ​ 이른 김장을 하러온 동생과, 얼마 전에 결혼한 아들 며늘까지 와서 함께 가마솥에 갖은 약초 넣은 닭백숙으로 점심을 먹고... 사과는 양지바른 쪽 나무에서 따고, 새콤달콤 꼴보다 맛이 좋다. 뒷마당에 떨어진 밤과 고냉지 배추도 몇 통 얻고... 친정 다녀온 듯 그득하게 돌아왔다. ​ 집에 오니 곧 김농부가 또 헐렁한 여주 배추와 아기 사과를 가져왔다. 또 후다닥 저녁을 해주고.... 연일... 일하는 중간중간 놀기도 되다. ​ ​ ​ ​ ​ ​ ​ ​ ​ ​ ​ ​ ​ ​ ..

슬픈 소식

내 생의 한 기간에 커튼이 내려졌다. 희망을 접으라는 말과 같다. ​ ​ 다큐다 메모리얼 - https://chumo.daqda.kr/Default.aspx?u=S3_1930968093201 ​ 우리의 대장님, 김선인 선생님이 어제 하늘나라로 가셨다. 오늘 조문을 가서 가족을 만났는데, 고통없이 평안한 모습이었으며 임종을 지켜봤다고 한다. 다행이다. 선생님 성정대로 맘껏 살다 가셨다고 생각하련다. 나는 '추석전 수요일'에 호스피스병원으로 가신다는 톡을 받고 충격을 받았다. 마침 원고청탁 받은 주제 중에 '오늘, 지금에 관하여'가 있어서 그 순간 심정을 토로했다.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에 잠깐 감사하기도 했다. ​ 대장님과 추억이 많은 여행팀 동지들과 문상 후에 헤어지지 못하고 오래 서성이다 어두워져서 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