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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죽녹원

둘도모 세 번째 동행, 수필반 7인이 동천역에서 7시 40분경 합류. 왕복 7시간 가까이 차에 있던 하루가 후딱 지나가기는 했다. 약간의 불협화음이 있기는 했으나 맛있는 저녁 식사로 모두 용서되었다고들...ㅋㅋ 그러게 입이 즐거우면 눈도 맘도 따라오는 건지. 돌아오는 길에 비가 엄청 쏟아졌는데.. 죽전 도착하니 그쳤다. 그저 감사, 감사~ ​ ​ ​ 오래 전 현대수필 문학기행으로 다녀간 곳이다. 소쇄원 광풍각에 올랐던 일과 가사문학관의 기막힌 해설사가 떠오른다. ​ ​ ​ ​ ​ ​ ​ ​ ​ 죽녹원 후문으로부터 정문을 향해 걸었다. ​ ​ ​ ​ ​ ​ 죽은 대나무는 어쩌나, 산 것과 죽은 것이 함께 서 있다. ​ 간식 먹으며 쉬기도 하고 ​ ​ 정문에 도달했다. ​ ​ 전에 왔을 때는 이곳으로 들어가..

낯선 길에서 2023.11.11

체크인 체크아웃 / 류창희

류창희 선생의 여덟번째 책이다. 거듭 만나도 반가운 작품들이다. 곁에서 조근조근 이야기를 듣는 듯 다정도 하다. 작가를 알고 읽는 글과 작가를 모르고 읽는 글의 차이가 있기는 하다. 이미 선생의 이력을 대강은 알고 있어 더욱 살갑게 다가온다. 그의 유쾌한 웃음 뒤, 인내를 알기에 그 웃음에는 중량감이 있다. 참으로 치열하게 살아낸 삶이다. 현재진행형이라는 게 더욱 대단하다. 동시대를 살아온 나는 깊이 고개 숙이며 박수 보낸다. ​ ​ ​ 체크인 '파쿠르Paekour'라는 스포츠가 있다.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시범을 선보일 체조 종목이다. 건물의 옥상 난간 벽 사이를 공중 곡예사처럼 러닝과 점프로 이동한다. 선수들은 앞사람의 등이 보이면 방향을 바꾼다고 들었다. 독창성이 생명이기 때문이란다. 2015년..

놀자, 책이랑 2023.11.11

중딩 친구

금순이가 시드니에서 7년만에 나왔다. 카톡방에 친구 7인이 날짜 정하기도 쉽지가 않다. 지난 월욜, 미숙이 묘소를 가기로 했다. 친구 넷과 미숙이 언니와 동생도 그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중간, 중간 셋을 픽업해서 일산 자연애수목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오니 수목장이 정리가 다 되었다. 어설프던 모습이 완전 변신했다. 동네가 내려다보이는 곳이라 금세 찾았다. 약속한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고, 언니와 동생도 만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중딩 시절에 자주 친구 집 놀러갔었다. 여섯 살 위 언니와 세 살 아래 남동생은 여전했다. 후덕하신 미숙이 엄마 이야기도 많이 했다. 싱글로 빨리 가버린 친구 미숙이는 '성녀'와 닮아 내 글에도 등장한다. 7년만에 만난 금순이도 그대로다. 그야말로 '굳세게' 잘 살아서..

구름카페문학상

11월 3일 금요일, 11시 육군회관에서 130여 명 행사를 치뤘다. 모두모두 감사, 감사~ ​ ​ ​ ​ 식순에 따라 ​ ​ ​ 임헌영 선생님 축사 ​ 김우종 선생님 축사 ​ ​ ​ 제 32회 신인상 시상 ​ ​ ​ ​ ​ ​ ​ ​ 제 2회 작품상 수상 - 임이송 ​ 작품상 수상 소감 - 임이송 ​ ​ 구름카페문학상 현정원, 서숙 선생님 축하, 축하~ ​ ​ 심사평 - 부산에서 오신 박양근 선생님 ​ 구름카페문학상의 장미꽃 세리머니~ ​ ​ ​ 구름카페문학상 수상 소감 - 서숙 선생님 ​ ​ 구름카페문학상 수상 소감 - 현정원 선생님 ​ ​ ​ ​ ​ ​ ​ ​ ​ ​ 꽃바구니 나르는 중

9988 건강습관 / 정해용

99세까지 팔팔하게' 꿈같은 구호라고 생각했다. 99세까지 팔팔하기는 어렵다. 요양원에서 혹은 병원에서 99세를 넘기고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99세에 그야말로 3일 입원하고 돌아가신 큰고모님은 특별한 경우다. 고모님은 몸을 많이 움직이고 마음도 너그럽다. 몸으로 움직여 마련한 것들을 주변에 나누는 게 일이었다. ​ 이 책에서 말한 생활습관은 모두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는 지당하신 말씀이다. 새롭거나 반박할 게 없다. 다만 실천이 문제다. 쉽고 간략하게 정리가 되어있어서 읽기도 편하다. 거듭 읽으며 마음과 몸을 추스려야겠다. ​ ​ 손가락 주물러 전신 마사지하기 ​ ​ ​ ​ 내 손으로 할 수 있는 셀프 지압법 ​ ​ ​ ​ ​ ​ ​

놀자, 책이랑 2023.11.08

결혼기념일

그동안 결혼기념일을 잊고 살았다. 결혼1주년에 남편의 12번째 외박으로 딸이 준비한 결혼기념 이벤트에 화가 더 해서... 차라리 잊고 살기로 했다. ​ 난데없이 11월 5일, 아들이 한 턱을 내겠다고 했다. 마침 그날이 결혼기념일이다. 딸네 식구는 여행을 갔다. 서로 취향이 다른 아들들과 짝을 지었다. 색다른 여행이다. ​ ​ ​ 여행중인 딸이 보내온 꽃바구니, 집안이 꽃향기 그득하다. ​ ​ 태경이는 엄마와 해운대에서 요트를 타고 있다. ​ ​ 시경이는 아빠와 일본에서 ~ ​ ​ ​ 아들 며늘과 저녁. 아들은 사업가로 변모한 듯, 그럼에도 며늘은 남편이 '국익 우선'이라고 한다. 아들이 5년 후에 자유인이 되길 바란다는 말에 며늘이 환호한다. 남은 긴 시간 잘 지낼 계획도 ... 꿈같은 계획이다. 부디..

부소담악, 정지용 생가

11월 1일 수요일 8시, 수필반 문학기행으로 수내에서 20인 출발. 28인승 리무진은 깨끗하고 안락했다. 지인 4인도 합류했다. ​ 안성휴게소에서 소머리국밥으로 모두 아침을 든든히 먹고~ ​ ​ 부소담악, 추소성~~ ​ ​ ​ ​ ​ ​ ​ ​ ​ ​ ​ ​ ​ ​ ​ 아침에 급하게 나온 패션, 의도적? ​ ​ ​ ​ ​ 정지용 생가 가까운 곳에서 점심, 막걸리와 함께. 막걸리가 안 들어간다. ​ ​ ​ ​ ​ ​ ​ ​ ​ ​ ​ ​ ​ ​ ​ ​ ​ ​ ​ ​ ​ ​ ​ ​ 정지용 생가에서 걸어가는 거리에 육영수 생가가 있다. 비교되는 규모 ​ ​ ​ ​ ​ ​ ​ ​ ​ ​ ​ ​ ​ ​ ​ ​ 분당에 와서 저녁까지 먹고 헤어졌다. 오늘은 가벼운 발걸음은 좋았는데... 세 끼니를 다 챙겨먹는게 좀..

낯선 길에서 2023.11.04

99세 큰고모님

돌아가신 아버님의 두 살 위 누님이다. 배낭 매고 경동시장에 가서 찬거리를 사다 손수 밥을 하셨다. 90이 넘어서도 내게 고추장과 김치를 담아주셨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인정이 많으셨다. 밥을 먹고 뵈러 가도 꼭 밥상을 차려놓으셨다. 몇 해 전 막내 아들네와 합친 후로는 모두가 나간 집을 지키고 계셨다. 숙부, 숙모님을 모시고 명철 전후에나 찾아뵈었다. 100세는 너끈히 넘으시리라 생각했다. ​ 어제 돌아가셨다. 병원에 입원한 지 3일만이라고 한다. 성묘길에 무리하게 산 위로 올라오신 게 화근이었단다. 그 전에는 침대에서 떨어져 팔도 다치셨다고 한다. 건강을 과신한 탓이다. 그럼에도 입원하고는 계속 잠만 주무셨고. 검사 받으러 갈때도 앉아서 계속 졸 지경이었단다. "왜 이리 졸려" 사흘동안 한 말씀이..

아침 그리고 저녁 / 욘 포세

참으로 독특한 형식이다. 쉼표와 '그리고' 로 연결하며 나아간다. '그리고'가 걸려서 자꾸 되돌아보게 되는 문장이다. 17쪽에 이르러 마침내 마침표를 만나고서야, 아~ 이 작가는 의도적으로 쉼표와 침묵을 버무렸구나, 하며 읽었다. 전작처럼 여전히 이어지는 반복을 만나며, 욘 포세를 '21세기의 베케트'라 한 것도 이해가 갔다. 마침표를 미루며, 수없이 반복되는 '쉼표 ,' 와 '그리고' 의 의미를 생각한다. 마침표 자리에 들어가 앉은 쉼표가 자꾸 걸린다. 이 관성의 힘은 세다. 아침 (탄생)과 저녁(죽음) 그 사이 삶은 죽은 자의 회상으로 그린다. 약간의 긴장은 있었지만 평온한 아침을 열고, 아무런 두려움 없이 맞이하는 저녁에 안도한다. 저런 삶과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생이라는 것도. 극적인 무엇 ..

놀자, 책이랑 2023.10.24

서울둘레길 13 (8-3,4)

어제 저녁 딸네 식구가 와서 12시까지 사위와 한잔을 했다. 사위와 나눈 대화에서 요즘은 결혼을 하고 혼인신고를 안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아기를 낳을 때까지 유보하기도 하고, 아기를 한 부모 앞으로 신고하기도 한단다. 이런... 무슨 ... 뜨악한 풍조란 말인가. 물론 이런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 이유 중에 세금 문제가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 태경, 시경 중간고사가 끝나고 이제 아이들 시험으로 딸네 가족의 스케줄이 결정되는 듯하다. 각설하고... 다른 때 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 ​ 서울둘레길을 걷기 위해 딸네 식구를 두고 나는 8시 40분에 나섰다. 사위가 판교역까지 태워다 줘서 시간이 널널했다. ​ 수필반 9인이 경복궁역에서 모였다. 오늘 걷는 길은 북한산 둘레길과 겹친다. 명상길..

낯선 길에서 2023.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