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291

양평, 사나사

팀 5인이 만났다. 안진영 시인의 이 시를 읽고 사나사를 찾았다. 나무 한 권이 서 있다 안진영 극락전이 건너다보이는 발치에서 백여 년을 훌쩍 보낸 표지가 낡은 책 백운봉과 함왕봉의 갈피에 꽂힌 그의 저서를 펼쳐 본다 가파른 기슭의 첫 단락을 시작으로 젖은 둥치의 다음을 읽다가 어둠속에서 일어서는 횃불을 마주한다 바람이 거셀수록 번져가던 불길은 함성 같기도 하고 기도 같기도 한 외마디 한 줄을 적어놓았다 우리는 모두 죽어가겠지요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장대비가 지나간 아침 끊긴 행렬처럼 하나 둘 사라지고 돌아온 기록들은 사나사* 깊은 골에 꽃이 되고 나무가 되었다 *사나사 고려전기(923년)에 지어진 사찰로 1907년 일제에 항거한 양평의병의 근거지였다. 당시 의병과 관군의 충돌로 수많은 사람이 죽었..

낯선 길에서 2022.05.03

안성, 청류재

참으로 오랜만에 야외수업을 했다. 내용은 윤교수님 생신파티다. 4/28, 늘 챙기던 생신이라서 하루 전에 자리를 마련했다. 문학비가 있는 '청류재'는 많이 변신했다. 없던 카페가 생기고 나무들은 사랑을 듬뿍 받은 티를 내며 멋지게 자랐다. 3천평이라는데 구석구석 정성껏 가꾸어놓았다. 윤교수님은 많이 좋아지셨다. 반가운 얼굴들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으리라 믿으며~~ 흐뭇한 하루 반가운 절친 - 여행팀과 2차로 간 카페 눈이 시원하다. 요즘 이 정도 규모가 되어야 소문이 나는가 보다. 주말에는 자리가 없다고 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낯선 길에서 2022.04.27

평택, 좋은술

마을버스로 올라오는 길에 번개로 인태 님 친구가 하는 양조장에 들렀다. 아침은 커피와 빵을 먹고, 휴게소에서 참외를 먹은 것 밖에 없던 차에 국수를 준비한다고 해서 ~~ 달려왔다. 감탄, 그 짧은 시간에 이렇게 준비하고 있다. 쑥튀김에 봄나물셀러드, 보통 솜씨가 아니다. 준비해둔 수육을 썰고, 미나리와 방풍잎을 바로 뜯어다 전을 부치고 비빔국수와 잔치국수 두 가지 모두 맛나다. 비주류 테이블에 앉아서 먹고 있는데 임택 대장이 주류 테이블로 부른다. 약한 술부터 다섯 종류의 술까지 시식을 하고 나니 정신이 든다. 물소리가 들린다. 이런 풍류~~ 참 좋다. 먹고, 마시고를 마치고 양조장 구경, 작은 규모지만 참으로 깔끔하다. 누룩이 익어가고, 1,2,3 숙성실을 돌아봤다. 집에 데려온 주酒님 3병, 둘을 선..

낯선 길에서 2022.04.26

창녕 2박 - 마을버스 37차여행

야탑시외버스 터미널에서 3인 만나, 아침 7시 20분 안동행을 탔다. 11시에 안동역에서 2인 합류, 마을버스에 오르니, 6인은 전날 채화정에서 1박을 했단다. 창녕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정봉채 겔러리에 갔다. 구상과 비구상 작품 같은 사진, 치열하게 한 세계를 구축했다. 맑은 기운을 받았다.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이런~~ 나도 모르게 김영갑 작가를 떠올리며 한 인사말이라니... 책도 사왔다. 자화상 첫날 묵은 성지골 팬션, 쥔장의 넉넉한 인심으로 편안했다. 주방에서 분주한 봉사심들~~ 난 그야말로 수저만 놓았다. 처음 만난 어여쁜 충실 님~ 아이가 넷이란다. 무엇이건 충실한 거다. 이인태 님의 솔잎 삼겹살수육 ... 데코까정~ 놀랍다. 완전 진수성찬 저녁 식사 그동안 못 웃은 일년치 웃음을 다 웃..

낯선 길에서 2022.04.26

개심사 청벚꽃, 수선화축제

오랜만에 6인의 봄나들이, 백 선생이 9시에 우리집으로 픽업을 왔다. 오랜만의 서산행이다. 들빛이 다르다. 소들이 노닐 풍경이 더해진다. 실패로 끝난 아버님 어머니의 서산생활이 떠올랐다. '만약에'를 생각하지 않는 나지만 아쉬움투성이다. 하긴 내 사정거리 밖의 일이었지만... 그때 서산과 오늘 이 서산은 정서상 완전 다른 곳이다. 개심사 입구에서 합류, 바로 파전과 도토리묵으로 막걸리 한병으로 건배, 건배~~ 연두 속으로 청벚꽃과 복숭아꽃 아래로 자연그대로 기둥의 멋에 빠지고 단품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또 더덕막걸리 한 병 가까이 있는 서산 유기방가옥 수선화 축제장으로. 입장료가 7천원. 끝없이 펼쳐지는 수선화밭을 걸었다. 300살 되신 비자나무에 깊이 절하고, 뒷마당에 들어가 보고~ 오늘의 마지막 코..

낯선 길에서 2022.04.22

감곡매괴성모성당

김웅열 신부님의 오래 전 영상을 보고 친구네 부부와 감곡매괴성모성당을 다시 갔다. 모르고 본 것과 알고 보는 것의 차이를 경험하다. 감곡매괴성모순례지성당 특강 - YouTube 점심은 '금강산민물매운탕', 세 번째인데 오늘도 맛나게 먹었다. 오는 길에 '예스파크'에서 차를 마셨다. 아주 멋진 예인들의 마을인데 사람이 없다. 다시 한가롭게 와서 멋진 공방들을 돌아봐야겠다. 전봇대가 도자기다.

낯선 길에서 2022.04.18

함양 2박 - 봄 산

이종 동생과 함께 이모네를 갔다. 연둣빛에 연분홍이 섞인 어릿한 봄 산, 수줍은 새색씨 모습이다. 이모댁에 새식구 '누리'는 털갈이 중이라 모양새가 험하다. 어찌나 영리한지... 처음 보는 나를 가족으로 인식한 듯, 한 번도 짖지 않고 반긴다. 집앞을 지나는 사람을 보면 마구 짖어댄다는데. 정겨운 앞마당, 뒷마당에 배꽃이 마냥 이쁘다. 쑥국과 봄나물 반찬으로 점심을 먹고 나갔다. 이렇게 실한 달래는 처음본다. 달래는 무리지어 있다. 끼리끼리 뭉쳐있다. 쑥떡을 한다고 셋이 열심히 뜯었다. ㅋㅋ 큰 솥, 한 번에 삶고, 남은 불에 고구마를 구워먹었다. 저녁을 먹고 떡실신, 모처럼의 노동으로 다리가 저렸다. 익숙치 않은 자세에 몸이 비명을 지른다. 아침 6시 30분에 이모와 동생은 산책을 나가고 나는 계속 잤..

낯선 길에서 2022.04.17

티하우스 1박

딸네랑 키즈팬션 티하우스에서 1박을 했다. 나는 세 번째 방문, 가족들과는 처음이다. 태경 시경이는 키스팬션이 시시할 줄 알았는데, 잘 논다. 구석구석 쥔장의 부지런한 손길이 닿아 있다. 저녁은 바베큐, 다음날 아점은 닭백숙으로 포식, 남편은 하루 동안도 많은 경험을 한 탓인지 며칠 논 기분이 든단다. 1급수가 흐르는 뒷 계곡이 일품이다. 저 바닥 데크를 옮긴 대 노역을 하고.... 쥔장이 준비해준 토종 간식, 완전 자연 방치, 태평농법으로 자란 사과나무... 승진왈 "무섭게 생긴 사과네" 시커먼 사과를 깎으니 뽀얀 속살이 나온다. "맛은 좋네" ㅋㅋ 꼴보다 맛이다. 추워서 수영은 못하고 보트놀이~ 비올때도 놀 수 있는 하우스 안 놀이터 팬션 사무실에 냥이~` 어린이 놀이도 하고 숯불 바베큐 먹고 나서 ..

낯선 길에서 2021.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