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서 일주일째 오늘은 동경에 유학 와 있는 후배 아들을 불렀다. 후배 아들은 장학금도 타고, 간간이 알바도 하면서 잘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 대견하다. 엄마한테 보여줄 선물로 사진 좀 찍자니까 몹시 어색해 한다. 살을 좀 더 빼서 보여주겠노라고.. 에공, 지금이 딱 좋다고 우겨서 겨우 찍었다. 점심으.. 낯선 길에서 2009.09.17
아시 호수에서 유람선 로프웨이에서 내려오니 선착장에 닿았다. 특급객실로 표를 끊었다며 사위가 싱글벙글. 배 두 척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스웨덴 국왕의 문장이 그려진 프랑스 태양을 상징한다는 <솔레이유 르와얄> 호에 올랐다. 바다를 연상하게 하는 아시 호수. 3층 뱃머리에는 바람이 세찼다. 뱃머리에서 딸과 사.. 낯선 길에서 2009.09.16
오가타 온천 하꼬네 마찌에 있는 온천 가는 길은 다섯 손가락이 모자라게 꼬불거렸다. 도착하기 전에 기어이 태경이 차에서 토했다. 내 옷에다가. 짜~식 멀미는. 촌시럽게스리. 한 달 전에 예약했다는 온천호텔이다. 저녁식사가 준비되어 있었다. 딱 일본식으로... 쪼금쪼금~ 보기보다 상당히 배 불러.. 낯선 길에서 2009.09.15
하꼬네 - 소운잔 주말에 사위가 운전해서 온천을 향했다. 동경에서 두 시간 넘게 걸려 오다와라역에 우리를 내려주고, 우리는 산을 가로지르는 등산열차를 타고, 사위는 차를 유람선 선착장에 세워두고 한계령 같은 꼬불한 길을 버스타고 와서 고라역에서 합류. 멀미 일보직전에 무사히 상봉하다. 우리가 타고 올라 간.. 낯선 길에서 2009.09.15
통도사 - 단청을 칠하지 않아서 참 좋다. 풍경 기와끝에 쇠장식이 독특하다. 양각된 연화무늬 보통은 음각인데.. 호혈석 '치명적 사랑'을 끌어냈다. 저 곳이 새벽 예불 올리던 큰 선방이다. 하늘이 예술이었다 극락정토로 데려다 준다는 반야용선, 빛바랜 벽화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뒤를 돌아다 보는 이가 하나 있다. 나는 그를 소금기둥이라 부른다. 소돔과 고모라의 불기둥에서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라는 약속을 어겨서 소금기둥이 되어버린 롯의 아내처럼. 그대여, 돌아보지 마라. 돌 아 보 지 마 라. 저 몰지각한 사람들 동전을 던져서 문화재를 망가뜨리는.. 적멸보궁, 낯선 길에서 2009.09.05
고수의 대적법 - 통도사 통도사 템플스테이를 다녀왔다. 저 황토빛 바지와 조끼, 하얀 고무신- 차림새 만으로도 마음이 한가로워졌다. 철야 참선. 중간 휴식 시간에 스님께 얻어들은 한 마디. 고수는 '상대하지 않음으로 상대한다.' 좋은 말도 많은데 우찌 이 말이 오래 끌리는지. 단청을 칠하지 않아 참 좋다. 이 .. 낯선 길에서 2009.08.28
괴테를 따라서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 노정숙 괴테는 37살 생일날, 어릴 때부터 꿈꾸던 이탈리아를 향해 홀연히 떠난다. 사람마다 영감이 통하는 도시가 있다. 고대 로마와 그리스의 예술이 기다리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괴테는 새로운 탐구를 시작한다. 이미 저명한 작가이자 공직자인 괴테는 여행하며 정치가나 시인.. 낯선 길에서 2008.05.17
이제사... 동경 딸네집 어머니의 팔순을 기념한다고 이름붙이고 온식구 일본으로 떠났다. 신입사원 아들도 어렵게 휴가를 냈다. 아버님은 여전히 펄펄(?)하시고, 어머니는 작년보다 훨씬 못 걸으신다. 나리타공항에서 딸과 사위가 합류. 아사쿠사를 시작으로 동경 관광. 동경에서 가장 오래된 절이라는 이곳에서 향를 쏘이면.. 낯선 길에서 2007.11.08
그 여자, 담양일대 정자를 돌아보는 이번 문학기행의 절정은 가사문학관에서 이정옥 해설사를 만난 순간이었다. 가사문학의 단순한 해설이 아닌, 남도의 한(恨)과 정(情)을 고스란히 낭창낭창 휘어지는 목소리에 담고 온몸으로 흥을 전한다. 보는 이의 가슴까지 풍류로 들뜨게 했다. '견딜만 하면 .. 낯선 길에서 2007.11.01
빙하 누군가의 가슴에 흐른다는 빙하가 생각난다. 그때는 그 느낌을 짐작조차 하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빙하가 무엇인가. 얼음물...... 그 차디찬 것을 가슴으로 흘린다고. 낭만으로만 바라보던 그 시간이 좋았다. 공감한다고, 미루어 짐작한다고 ... 모두 좋은 건 아니다. 노르웨이 시골 마을이다. 밀은 익어.. 낯선 길에서 2007.01.14